총선 이후 여야를 둘러싼 빅이슈 네 가지를 살펴봤다.
1. 김정은 어떤 상태로 어디에
지난달 11일 조선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 CNN 등 외신은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거나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고, 국내 언론이 이를 인용하면서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지난달 2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에 있는 특각에 머물며 현지 지도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통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나는 그 보도가 부정확한 방송사(CNN)에 의해 쓰였다고 본다. 그들은 오래된 문서를 활용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비교적 알고 있다"고 말했다가(현지시간 27일), "나는 그가 그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을 바꾸며 혼란을 초래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여야 간 '설전'도 이어지고 있다. 태영호 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이상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며 "그분(태영호 당선인)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 있나. 있으면 스파이"라고 말했다.
2. '김종인 비대위' 공은 새 원내지도부에
통합당이 결국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한 결정을 차기 원내지도부에 넘기기로 했다. 그간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을 추진해온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김종인 비대위의 최대 쟁점인 '임기 4개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임전국위원회를 재추진했지만, 소집 시도 자체가 불발되면서 결국 손을 놓았다.
심 권한대행은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이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권한대행은 황교안 전 대표 사퇴 이후 전수조사를 실시해 김종인 비대위를 당의 다수 의견으로 보고 체제 전환을 추진했지만, 일부 중진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심 권한대행 지도부 다수가 21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낙선 지도부'라는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4개월 비대위'가 전국위원회에서 가결됐지만, 김종인 내정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통합당의 재건 추진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전국위 당일 밤 김 내정자의 자택을 방문한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김 내정자가)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통합당 지도부 공백 상태는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오는 8일에야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을 조속히 끝내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원내대표 후보로는 정진석·주호영(5선), 권영세·김기현(4선), 김태흠·유의동·장제원·조해진(3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3. 오거돈 이어 양정숙 파문
민주당의 비례전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양정숙 당선인에 대해 시민당 측이 당선 무효소송을 검토 중이다. 시민당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양 당선인의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정수장학회 임원 역임 논란 등 당헌·당규 위반과 당의 품위 훼손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양 당선인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양 당선인은 21대 총선에 출마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92억원 규모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4년 전보다 43억원가량 늘어난 액수로 재산 증액 방법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양 당선인은 "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보름 후 합당하면 민주당에 돌아가 거기서 의논해 결정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시민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양 당선인의 제명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양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은 어느 하나 제대로 해명되고 있지 않다"며 "본인 스스로 사퇴하는 것만이 옳은 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에서는 선거 기간 여권에서 해당 의혹을 전략적으로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4. '3파전' 민주당 원내 사령탑 누가 될까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3파전'으로 확정됐다. 오는 7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 후보는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김태년·전해철 의원과 비주류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이다.
김태년 의원(4선)은 친문 중에서도 이해찬계에 속하는 당권파다. 지난해에 이어 재도전하는 김 의원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일꾼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 "초선 의원들이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전문성과 관련된 상임위에 우선 배치토록 하겠다"며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되는 초선 당선인들의 표를 자극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의원(3선)은 이번이 원내대표 첫 도전이다. 전 의원은 "(당이) 청와대, 정부와 일체감을 가지고 긴밀하게 소통하며 긴급한 현안에 대해 즉시 협력해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청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계파색이 옅은 정성호 의원(4선)은 제일 먼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사심 없고 계파도 없고 경험이 많은 합리적 실용주의자인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김 의원은 당권, 전 의원은 정권과 가깝지만, 자신은 국민과 가깝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163명 중 68명이 초선 당선인으로 전체의 42%에 달한다. 따라서 초선 당선인들의 표심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친문 계열 김태년, 전해철 의원의 출마로 인한 표 분산도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김유나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