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듣게 될 것"
"모른다"(21일)→"오보"(23일) 진화
김 위원장 원산별장 체류설 관련,
"아무도 그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틀 만에 백악관 브리핑에 등장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떻게 지내는지 안다"라며 "그리 멀지 않아 듣게 될 것"이라며 궁금증만 자아내는 발언을 했다.[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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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정은 건강에 관해 잘 알지만 말해 줄 순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틀 만에 백악관 브리핑에 복귀해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한 최신 소식이 없는지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자신은 잘 알고 있다고 자랑했다. 대신 김 위원장의 원산별장 체류와 관련해선 "아무도 그가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신의 살균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치료제 시험 발언 파문으로 주말 이틀 브리핑을 취소한 뒤 이날 사흘 만에 백악관 로즈가든에 마련된 브리핑 연단에 섰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최신 소식이 없는지, 지난 3월 북한에 코로나19관련 지원 의사를 제안한 친서에 김 위원장이 답장했는지에 관한 질문에 그는 "여러분에게 정확히 말해줄 수는 없다"며 "나는 그에 관해 아주 잘 알지만 얘기할 수는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그가 건강하기만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여러분은 지금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반복했다. "그(김 위원장)가 전쟁을 예상했다는 점은 내가 말해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라며 "나는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정말 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알게 될 것이며, 여러분은 아마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듣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듣기에 따라 무슨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답변하는 동안 얼굴에 웃음기를 띄기도 해 기자들을 놀리는 듯도 보였다.
그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25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사망했거나 식물인간 상태라는 걸 상당히 믿고 있다"고 한 데 대한 질문을 김 위원장이 발언을 한 것으로 잘못 듣고는 "그는 지난 토요일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그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라며 "당신이 안다면 특종(Breaking news)"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3일엔 CNN 방송의 위중설 보도를 "오보""가짜뉴스"라고 부인한 바 있다.
그는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현재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가 의료적 문제를 겪는 게 아니길 바란다"며 "나는 그 보도가 틀렸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옛날 문건(old documents)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그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들었다"며 "CNN이 만든 가짜 뉴스"라고 했다.
CNN 보도 다음 날인 21일 브리핑에선 김 위원장 건강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모른다"라고만 답했다. 당시 그는 "CNN 보도를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CNN 보도에 별로 신뢰를 두지 않는다"라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건강에 대해 언급이 일주일 새 "모른다"→"오보·가짜 뉴스"→"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안다. 머잖아 듣게 될 것"으로 진화한 셈이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는 김 위원장 신상에 관해 대통령의 발언 이외에 별도 논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23일 폭스뉴스의 김 위원장 신상관련 질문에 "지금은 공유할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미국민은 우리가 상황을 아주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만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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