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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을 주장한 고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 광주 법정에 섰다.
지난해 3월11일 이곳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조 신부는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5.18 당시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생전에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헬기에서 사격했다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이라면서 "헬기 사격수가 계급이 중위나 대위였을 텐데 대한민국의 아들인 이들이 헬기 사격을 하지 않았음을 저는 믿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전 전 대통령은 재판에서 내내 졸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는 등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재판장이 "피고인도 재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투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장남 노재현씨를 통해 사죄의 뜻을 간접적으로 표했다. 지난해 8월 노재헌 씨를 광주에 있는 5·18 민주묘지로 보낸 것이다. 당시 노씨는 그곳에 헌화하고 참배했다. 또 추모관과 유영보관소, 구묘역 등도 둘러본 뒤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노씨는 지난해 12월에도 광주 남굼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5·18피해자에게 머리를 숙였다. 노씨는 "5·18 당시 광주시민과 유가족이 겪었을 아픔에 공감한다"면서 "광주의 아픔이 치유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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