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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건강이상설 ‘팩트와 루머’ 사이…흔적만 있고, 확실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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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역에서 포착된 전용열차

최고 의료진 갖춘 평양 떠나

건강 심각하지 않다는 ‘해석’

모습 감춘 이유는 ‘미스터리’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처음 제기된 지 열흘이 넘었다. 한·미 정부가 김 위원장의 유고와 북한 내부의 동요 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음에도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배경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가지 보도 내용 중에는 팩트 외에도 한두 가지 사실에 기반을 둔 추론, 근거 없는 루머 등이 섞여 있다. 보도가 양산될수록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 이후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에 40일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적도 있기 때문에 기간만 갖고 본다면 이번 상황은 특이하지 않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이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을 증폭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북한 관련 정보는 검증·확인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보 판단에 상당한 전문성과 신중함이 요구된다. 정보기관 판단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제기된 내용 중 사실이거나, 사실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충분한 것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북한 내부 동향에 이상징후가 없다는 것은 한·미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이므로 사실로 받아들일 만하다. 북한 최고위층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국경이나 평양시내 경계가 강화되고 통신량이 급증하는 등의 징후가 감지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11일 정치국회의 주재 이후 원산 일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도 정보당국이 초기부터 일관되게 판단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있다. 또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위성촬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원산에 있음을 확인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도 정황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심각한 상태라면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을 수 없고, 김 위원장이 최고의 의료시설을 갖춘 평양을 떠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건강 문제라면 최소한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면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았다거나, 위중한 상태라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근거가 없다. 정보기관의 평가나 객관적 정황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김 위원장이 왜 평양을 떠났는지, 태양절에 왜 참배를 하지 않았는지, 최근 행적을 왜 북한 당국이 공개하지 않고 있는지 등은 여전히 ‘추론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외국 언론들이 한두 가지 팩트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이야기 만들기)’을 기사화하면서 문제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나 북한의 통치체계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정보와 정황, 한·미 정부의 설명 등을 무시하고 한두 명의 소식통의 말을 근거로 보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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