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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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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반도체 현물가격도 주춤, 업황 악화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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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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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반도체 현물가격에 비상등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스마트폰 수요 등이 급감하면서 반도체 가격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회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DDR4 8Gb D램 현물가격은 3.41달러를 기록했다.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의 현물가격은 연초 3.03달러에서 이달 초 3.60달러까지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침체를 겪은 D램 제조사들이 공급량을 줄인 데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같은 비대면 업무가 확산하면서 서버 D램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주로 계약하는 고정가격 역시 DDR4 8Gb D램 기준으로 3월 평균 2.94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2.1%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중순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DDR4 8Gb D램 현물가격은 최근 2주 사이에 5% 이상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시장에 본격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제품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이달 들어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영향이 최근 반도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D램이 많이 쓰이는 스마트폰시장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시장 규모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년 대비 최소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미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으로 전월 대비 48% 감소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판매 절벽을 체감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비관적인 전망도 이어진다. 미국의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가 3458억달러로 전년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업체는 지난 1월 올해 반도체시장이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3% 성장으로 낮췄는데 이달 다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반도체 소비국으로 번지면서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관은 올해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990억달러로 전년 대비 3%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1059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업계의 불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주요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을 높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시장 전망 대비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비해 나빠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그나마 견조한 서버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 감소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된다면 반도체 업황도 빠르게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아직 반도체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고 미국, 유럽에서의 확산도 2분기 내 완화된다면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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