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정황따라 배상 커지지만...변제능력 없어 가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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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1조7000억원 규모 펀드 환매 중단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부사장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이 검거되면서 개인투자자 자금 회수전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검찰의 핵심 피의자 조사를 통해 라임운용과 판매사와의 불완전판매 공모 정황 등이 드러날 경우 투자자 배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는 모펀드 4개, 자펀드 173개 등 총 1조6679억원 규모이다. 지금까지 모펀드 중 플루토 FI D-1호(플루토), 테티스 2호(테티스) 펀드에서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다른 두 개 모펀드인 무역금융과 크레디트인슈어드 펀드 역시 주요 자산이 외국에 있어 회수 가능한 금액이 얼마나 될지 짐작하지 못하고 있다.
환매 중단 펀드 처리에 난항이 예상되자 판매사들은 '배드뱅크'를 설립해 라임운용 펀드를 넘겨받는 방법으로 자산 회수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부 펀드 판매사들이 출자 비율이나 금액 등의 구체적 안이 정해진 게 없다며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설립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배드뱅크를 통한 회수액 외에 나머지 투자금들은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절차나 법정 소송을 통해 회수될 부분이다. 현재 금감원에는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한 500건 이상의 분쟁 조정이 신청됐다. 향후 분쟁조정이나 소송에서는 라임과 판매사간의 공모 정황에 따라 배상 비율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우선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부사장 등의 진술로 라임 측의 사기 혐의가 입증되면 민사적으로는 해당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돼 법률상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라임 측에 변제능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판매사들을 통한 투자자들의 배상 길은 더 넓어졌다. 라임의 부실 자산운용이나 투자 상황, 사기 여부, 불완전판매 등과 관련해 판매사와의 공모 정황이 구체적으로 밝혀진다면 라임 투자자들의 배상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금 배상 문제는 라임과의 공모 정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이번에 검거된 핵심 피의자들의 진술에 따라 투자자산이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어떤 식으로 범죄행위에 사용됐는지 규명이 되면 투자금 현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판매사나 총수익스와프(TRS) 거래사들이 라임 불법행위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드러나면 판매사 등을 대상으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 불완전판매 손해배상청구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배상을 받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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