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유가가 현실화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장을 마쳤다.
선물거래 만기 시 실물을 인수해야하는데 5월물 WTI 만기일(21일)을 목전에 두고 투자자들이 원유를 인수하기보다는 대부분 6월물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일평균 원유 970만 배럴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공급 과잉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다 저장 설비가 부족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가 폭락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너지 산업 대상 긴급 자금 조성을 실시하고 전략 비축유를 보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에 당장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막을 수 있었다.
다만 미 전략 비축유를 저장하는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 저장고가 5월 초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한 번 확대될 수 있다.
원유시장을 제외하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돌발적인 변수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지난주 국내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 혹은 건강이상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있을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대폭 커질 수 있다.
국내 증시도 원유시장의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부정적 돌발 변수가 없다면 코로나19 사태로 낮아졌던 코스피지수 상당 부분이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주 코스피 전망으로 NH투자증권은 1850~1950포인트를, 하나금융투자는 1870~1950포인트를 제시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해 부진한 경제지표보다는 다음달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될 경제정상화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에 대한 출구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시에서는 원유시장 변동성 탓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일 사상 최초 마이너스 유가가 현실화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까지 5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원화 약세 흐름이 이번주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던 국내 기업의 배당금 지급 문제가 이번주 일단락될 것으로 보여 지난주처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 1200~1260원을 제시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모두 극단적인 선호 현상은 없을 것 같다"며 "신흥국 통화에 해당하는 원화는 중국 경제지표 회복 등을 확인하고 방향성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ajunews.com
윤동 dong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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