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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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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전 공작설 이거였나"···민주당, 부산 무공천 요구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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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거돈 부산시장 23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사퇴 기자회견.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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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사건’으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했지만 정치권 후폭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총선 공작설’과 엮어 대여 공세 수위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7일 오전 회의를 열어 오 전 시장에 대한 당 차원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이 스스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물러난 만큼 당에서도 제명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4월까지 1년 정도 남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선 당 안팎에서 ‘무공천 요구’가 나오지만, 민주당은 뚜렷한 기조를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당헌 96조2항은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선이 열리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하지만 원칙만 앞세우기에는 부산·경남(PK) 지역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전반적인 성적표가 부진했지만 PK 지역에서는 선방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다면 통합당에 힘이 더 실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지역 분위기가 2년 후 치러질 대선 표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데점에서 민주당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등 민주당 출신 PK 지자체장들이 각각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동진 전략의 거점인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 상황이 하나 같이 위태로워 상황을 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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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0.4.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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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당헌 96조2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만든 것”이라며 “(민주당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빠져나갈 궁리부터 한다. 뻔뻔스러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당헌·당규상으로 본다면 이것이 성비위 사건까지 확대가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은가 해석의 여지는 있다. 아직 선거까지 1년 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저희 당이 어떤 식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까지 폭넓게 생각해야 한다”는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의 지난 24일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심 권한대행은 “오 전 시장의 성범죄는 피해자의 신고가 없거나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다. 현행범 오 전 시장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야당에선 총선 전부터 여권에서 터져나왔던 이른바 ‘총선 공작설’과 오 전 시장 사건을 연결짓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7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유시민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어디선가) 총선용 정치 공작을 2~3개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선거일 며칠 전에 야당이 폭로전으로 나올지 모른다고 선수 치고 나왔었다”며 “오거돈 사건이 터질까봐 여권에서 먼저 ‘물타기’에 나섰던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도 요구하고 있다. 정 의원은 “총선 전 성추행 사실이 알려졌으면 메가톤급 위력의 후폭풍이 발생했을 사안”이라며 “오 전 시장 사건의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여권에도 두고두고 부담될 것이다.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을 통해 국회에서 진상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20대 국회 임기가 한 달가량 남은 상황이라 국정조사나 청문회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여성 의원 및 당선인들도 대여 공세에 가세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선거 끝나기가 무섭게 터져 나오는 민주당발 각종 성추문으로 국민들이 느낄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오 전 시장의 뻔뻔함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반드시 상응하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해리·김기정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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