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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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42)이 구속됐다. '라임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에 대한 구속영장도 26일 발부됐다. 라임 사태 주요 핵심 피의자 신병을 확보한 검찰과 경찰은 도주한 다른 피의자를 붙잡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최연미 판사는 지난 25일 열린 이 전 부사장 영장심사 결과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부사장은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이 전 부사장이 라임 자금을 투자하는 대가로 코스닥 상장사 리드 실사주에게서 명품 시계·가방 및 고급 외제차 등을 제공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가 있다며 24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영장심사에 불응하고 도주할 당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나 영장 유효기간이 만료된 상태였다. 지난 23일 밤 11시께 서울 성북구 모처에서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붙잡힌 심 모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도 25일 구속됐다. 이 전 부사장과 같은 혐의다.
라임 사태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됐다. 수원지법 한웅희 영장전담판사는 26일 오후 3시 김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심사 후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회장의 혐의는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와 사문서 위조 및 행사다. 이날 오후 2시 5분께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김 전 회장은 회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라탔다.
라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이 구속됐지만 검찰과 사모펀드 업계 등에서는 이들이 진짜 라임 사태의 이른바 '몸통'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도 라임 사태의 전체 큰 그림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부사장, 심 전 팀장 등과 함께 리드 횡령사건에 연루된 김 모 전 리드 회장(54)을 쫓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영장심사를 앞두고 이 전 부사장 등과 함께 도주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재판에서 3~8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리드 경영진은 최근 열린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사장에게서 라임 자금을 유치해 회사를 사실상 지배했다"고 증언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정·관계에 다양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라임 비호 세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 전 부사장보다 김 전 회장을 검거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라임 자금 수천억 원을 투자받은 부동산 시행사 실소유주 김 모 메트로폴리탄 회장(47)의 소재 파악을 위해서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도 요청해둔 상태다. 이 회사는 필리핀과 캄보디아 리조트 사업 등 명목으로 라임 자금 2000억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자가 실제로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최근 구속된 이 전 부사장 운전기사 한 모씨는 김 회장 밑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자금이 대거 투자된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 모 회장도 라임 사태 몸통과 정·관·재계 뒷배를 규명할 수 있는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라임 자금을 투자받은 뒤 다른 코스닥 상장사를 여럿 인수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주가 조작을 저지른 혐의점을 발견하고 이 회장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출신으로 무자본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밤 이 전 부사장 등 라임 사태 핵심 피의자 3명을 검거한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수원여객 횡령사건의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인 김 모 전 전무(42)의 뒤도 쫓고 있다. 김 전 회장에게 라임 관련 문건을 건네고 4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된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46)과 김 전 전무는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다. 김 전 회장과 김 전 행정관은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수원 = 지홍구 기자 / 서울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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