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 (PG) |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운용을 주도한 이종필 전 부사장이 붙잡혔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을 복구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모펀드는 모(母) 펀드 4개와 이와 관련된 자(子)펀드 173개이며, 수탁고는 작년 말 기준 1조6천679억원이다.
모펀드 가운데 '플루토 FI D-1호'(이하 플루토), '테티스 2호'(이하 테티스) 펀드에서만 1조원 넘는 손실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두 펀드의 장부가액은 환매 중단 시점인 작년 10월 말 기준 플루토 1조2천337억원과 테티스 2천931억원으로 총 1조5천268억원인데, 라임자산운용이 최근 밝힌 예상 회수금은 플루토 4천75억원과 테티스 1천332억원으로 총 5천407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두 개의 모펀드 '플루토 TF 1호'(이하 무역금융)와 '크레디트 인슈어드'의 경우 자산이 외국에 있어 회수 가능한 투자금이 얼마나 될지조차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전 부사장과 라임자산운용 임직원들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임직원 전용 펀드를 만들어 수백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드러난 상태다.
핵심 피의자인 이 전 부사장이 붙잡힌 만큼 향후 부당 이득이 환수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이미 확정된 펀드 손실액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투자자들의 손실은 개별 자펀드가 어떤 모펀드에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따라 다른데, 이미 몇몇 자펀드는 예상 회수 금액이 0원으로 집계됐다.
얼마 남지 않은 투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데만도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판매사들에 통지한 안내문에서 2025년 말까지 플루토·테티스 펀드 자산 현금화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자산 현금화 계획일 뿐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주는 일정까지는 확정하지 못했다.
대내외 여러 변수에 따라 펀드 자산 현금화 계획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라임자산운용은 일단 다음 달 투자금 배분을 시작하고 분기마다 자산 현금화 계획을 업데이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역금융 펀드와 크레디트 인슈어드 펀드는 아직 자산 현금화 일정조차 잡지 못해 투자자들이 돈을 언제 돌려받을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환매 중단 펀드의 뒤처리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판매사들은 '배드뱅크'를 설립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넘겨받아 자산을 회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는 기관으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19개 회사는 지난 20일 첫 회의를 열어 취지를 공유하고 설립을 논의했다.
한편 투자금 환수와 별개로 투자자들은 일부 판매사가 무역금융 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은폐하고 펀드를 계속 판매했다며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고, 판매사들과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뤘던 분쟁조정 현장 조사를 최근 시작했으며 상반기 중에 분쟁 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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