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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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3월 중순 미국인 수백만 명의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SNS)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전역을 봉쇄하려 한다”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폭동을 막을 병력을 확보하면 곧바로 봉쇄 조치를 발표할 것이며, 전날 밤 국토안보부 관계자에게 ‘오늘 명령을 기다리라’는 전화가 갔다”는 내용이었다. 이 메시지는 이틀 동안 급속도로 확산했고 백악관이 직접 나서서 “가짜뉴스”라고 밝힌 뒤에야 진정됐다.
NYT는 “가짜뉴스의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미 정보국 당국자 6명을 인용해 "중국 요원들이 가짜뉴스 확산에 개입했고, 메시지 전송에 새로운 기술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등 SNS에 가짜 계정을 만든 뒤 팔로워 수가 많은 사용자에게 집중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해 퍼트리는 방법이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가짜뉴스를 생산·확산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당국 관계자들은 중국 요원이 가짜뉴스를 만들지는 않고 퍼트리는 역할만 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스파이로 의심되는 중국 외교관과 언론 관계자는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보도에 중국 외교부는 "반박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우한 연구실 유래설’ 등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들도 거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이 인간 간 감염을 보도하지 않고 은폐해 확산을 키웠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에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첫 발병 사례 포착했을 것이며 적어도 12월 중순에는 알고있었다고 확신한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은폐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각에선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고자 중국 책임론을 내밀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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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2차전…안보·무역 전쟁으로 번지나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가장 먼저 바이러스 발원지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미국에선 이런 말이 우한 실험실 유출설에 쏟아지는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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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다. '중국 책임론'과 '가짜뉴스 개입설' 등으로 커진 미·중 신경전이 안보와 무역 갈등으로도 번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8일 중국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다른 나라들에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사용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중국이 홍콩을 다시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는 중영공동선언을 위배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도 고조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 2일 남중국해 해상에서 베트남 어선이 침몰한 사건을 두고 “중국의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 주장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성명을 냈다. 중국 해양감시선이 고의로 어선을 침몰시켰다는 베트남 측의 편을 든 것이다.
중국도 건건이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압력이 있을 때마다 즉각 성명을 내고 “팬더믹을 정치화하지 말고 전염병 예방에 주력하라”고 핀잔을 놓는 식이다.
때문에 미 의회는 미국과 중국이 지난 1월 마무리된 미·중 무역 1단계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자연재해 등 예측불허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양국 간 새로운 무역 협의를 허용한다’는 합의 조항을 꺼내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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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19 손배소에 “맞소송”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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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국가 간 소송전은 시작됐다.
미국 플로리다·미주리주와 인도 변호사협회 등은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미 의회에서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미국 시민들에게 중국 정부를 고소할 권리를 주는 법안도 발의한 상태다.
중국도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24일 "중국 정부와 기업들 역시 각국의 코로나19 대응 부실로 피해를 보았다는 근거를 들어 맞소송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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