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떠나고, 디스코드에 자리잡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채널 세분화, 비활성화, BOT 설정 등 관리에 용이
기능 다양해 적응해 시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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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게임전용 SNS 디스코드(Discord)에 새 둥지를 틀고 있다. 그동안 프로젝트는 텔레그램을 가장 보편적인 소통 채널로 이용했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유저·투자자와 소통하기엔 텔레그램 같은 글로벌 SNS가 더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프로젝트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은 카카오톡의 ‘단톡방’과 유사하다. 하나의 채팅창에서 공지사항, 피드백, 가격 이슈, 잡담 등이 정신 없이 오간다.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 블록체인 프로젝트은 채널 세분화가 가능한 디스코드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 ★★코인 가격 언제 오르나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텔레그램 채널에 들어가면 투자자가 토큰 가격을 묻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ICO(암호화폐 공개) 투자자들은 백서를 기반으로 가능성을 가늠하며 투자를 결정한다. 서비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하다 보니, 텔레그램 같은 소통 채널을 통해 가격 이슈를 민감하게 체크할 수밖에 없다. 이는 투자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문제는 소통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채널은 협소한데 오가는 주제가 제각각이면 이른바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원활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일부 프로젝트는 텔레그램 채널에서 특정 이슈 언급을 지양하기도 한다.
블록체인 오라클 솔루션 체인링크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 방에서 LINK 토큰의 가격 이슈를 제한하고 있다. 클로에 체인링크 매니저는 “블록체인 오라클 솔루션이라는 체인링크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인 가격 이슈는 생태계에 건전한 영향을 주기 어려워 지양하고 있다”며 “특히 프로젝트의 힘이 닿을 수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나 비트코인 하락과 같은 외부 시장 요인들로 커뮤니티가 혼란스러워지면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디스코드, 채널 세분화로 운영 효율 높일 수 있어
디스코드는 게임 전용 SNS로 출시됐다. 고성능 보이스톡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게이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프로젝트는 초창기부터 디스코드를 사용했다. 최근에는 게임 뿐만 아니라 △팬텀 △에이치닥 △카이버 네트워크 등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개설했다.
디스코드의 가장 큰 장점은 채널 세분화다. 디스코드는 업무용 툴 슬랙(Slack)처럼 하나의 서버에 △공지 △개발 △트레이딩 △Q&A 등 목적이 다른 소통 채널을 제작할 수 있다. 클로에 매니저는 “텔레그램에서는 일반적인 공지를 다루고, 개발 분야의 깊은 토론은 디스코드 채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팀 개발자가 소통하는 방과 유저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을 나눌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비공개 설정도 가능해 운영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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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친화적 SNS, 적응 시간 필요하기도
텔레그램처럼 봇(Bot) 기능 설정하거나, 유저 간 개발 코드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유저가 채널에 입장할 때마다 프로젝트에서 항시 공지해야 하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할 수 있다. 정금산 블록스택 에반젤리스트는 “최근 건전한 생태계와 개발 친화적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들이 디스코드로 옮겨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프로젝트 팀의 개발 인력을 디스코드에 많이 배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통 채널이 다양해지면 혼선을 막을 수 있다. 대신 그만큼 관리 인력이 필요하다. 기능이 다소 복잡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금산 에반젤리스트는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처럼 채팅 위주의 커뮤니티와 달리 디스코드에는 보이스톡이나 봇 같은 다양한 기능이 있다”며 “국내 유저들은 이러한 기능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별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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