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가 윤리 심판위가 열리지 않은 시점에서 직접 '제명' 카드를 꺼내든 건 4·15 총선 압승을 거둔 '거대 여당'으로서의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날은 민주당이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 당정협의'를 진행한 첫날이기도 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2시10분께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거돈 시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임기 중 사퇴하게 된 일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 한다"며 "불가피한 부산 시정 공백에 대해 부산 시민께도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윤 총장은 "민주당은 성추행 등 성비위와 관련한 사건에 대해서 지위고하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지켜왔다"며 "오거돈 시장도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즉각적인 징계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어떤 말로도 위로되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피해자의 고통을 덜 수 있는 일이라면 민주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안하도록 당 소속의 선출직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15 총선이 일주일여가 지난 시점에 오 시장이 사퇴를 한 것과 관련해 윤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어떤 개입도 없었다"며 "민주당도 오늘 오전 9시30분께 접했고 아직 상세한 내용은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구체적인 민주당의 엄중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제명 외에 다른 조치를 생각하기 어렵다"며 "내일 윤리 심판원 회의가 열려 당헌당규에 따라 엄중하게 징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곧바로 논평을 통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성 관련 문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은 물론 최근에는 여성비하와 욕설이 난무한 팟캐스트에 참여한 김남국 당선자까지 여성인권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통합당은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은)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끝날 일도 개인의 일탈로 치부되어서도 안 될 일로 법적 책임과 함께 민주당은 석고대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오늘 민주당과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았는데 '대책'을 운운하기 전에 당장 본인들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 7일 피해자에게 5분가량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이후 주변 사람을 동원해 피해자에게 폭로를 총선 때까지 미뤄 달라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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