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5월물 19.1% 폭등…브렌트유 6월물 20달러 회복
"성가신 이란 배 파괴 지시"…트럼프 트윗이 자극 분석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이준기 뉴욕특파원 방성훈 기자] 산유국들의 감산 노력에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던 국제유가가 “이란 배를 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 마디에 급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때아닌 미국과 이란 간 고조된 ‘군사긴장’이 국제유가의 대폭락을 막아 세웠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1%(2.21달러) 급반등한 13.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30% 이상 치솟으며 배럴당 ‘15달러 선’을 되찾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물 브렌트유도 전거래일보다 5.4%(1.04달러) 뛴 배럴당 20.37달러에 장을 마쳤다.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유가가 최근 연이틀 대폭락장을 겪었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그동안 산유국들의 공급감소 노력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수요감소를 상쇄시키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폭락장세를 이어 왔다. 5월물 WTI는 계약만기(21일)를 하루 앞둔 20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배럴당 -37달러)를 기록했다. 같은날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성 트윗이 유가 반등을 자극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썼다.
앞서 미 해군은 걸프 해역 공해 상에서 작전 중이던 군함 6척에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10m 거리까지 근접해 약 1시간 동안 미 군함 사이를 어지럽게 돌아다니면서 위협 기동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지역 순찰 일환으로 훈련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이에 대해 혁명수비대는 지난 19일 자신들의 작전 수행을 미 해군이 비전문적이고 도발적 방식으로 방해했다고 반박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양국 간 군사긴장이 고조된 것과 관련,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짐 크래머 앵커는 “이건 단기 판매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커버할 수 있는 사건으로, 유가 급등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 올레 핸슨 원자재전략 헤드 역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과도한 매도가 이뤄진 상황에서 지정학적인 뉴스가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도 유가시장에 대한 ‘구두’ 개입에 본격 가세하기 시작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작금의 유가 폭락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경제 재가동이 이뤄지면 “반등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에 “유가는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