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연합뉴스). |
22일 요미우리 신문은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작년 말부터 김 제1부부장이 긴급시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하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작년 말 평양에서 중앙위원회 총회가 개최됐을 때 김 위원장이 사망 등을 이유로 통치 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심장병, 당뇨병이 복합적으로 악화해 프랑스 의사단이 1월 북한을 방문했다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북한 특성상 최고지도자 승인 없이 외교 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은 김 부부장이 북한 내 서열 2인자로 자리매김 했다는 분석이다. 1988년생인 김 제1부부장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잇는 ‘백두혈통’으로 1989년 김 위원장과 스위스 베른에서 함께 유학생활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스위스 유학생활부터 두터운 관계를 바탕으로 그간 공식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제1부부장은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특별 신임을 받는 인물로 등장했다. 그 해 2월 김 제1부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때 대남 특사로 파견돼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방한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동선을 살피며 수행비서 역할을 해냈다. 이후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사찰에 동행하는 등 군 영향력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은 그간 김일성과 김정일 유고에 대비해 수년간 후계 권력 승계 작업을 진행해 온 점을 고려해 해외 언론들은 혈통·직책·수행이력을 감안 김 제1부부장이 2인자 자리를 굳혔을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30대 젊은 나이지만 고도비만으로 인해 고혈압과 심장병, 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만큼 언제든 사망할 수 있다는 의료계 분석이 많다.
캐서린 보토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연구분석담당도 김 위원장 후계구도와 관련해 김 제1부부장의 후계자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그는 “북한에서 여성 지도자는 없었다”면서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 씨 혈통이다. 김 위원장의 자녀는 아직 지도자가 될 나이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도 “김여정은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프로파간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후계자로 평가했다.
다만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정확한 상태가 오리무중인 상황이고 북한이 김 위원장 후계자를 지정한 적 없다는 점에서 권력승계를 논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드니 국제경영대학 북한 전문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는 “김여정의 김정은에 대한 영향력은 크다. 김정은의 대내외적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뢰받는 정치인”라면서도 “북한은 서열과 남성 중심의 유교 국가로, 신뢰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유교적인 색채가 짙은 북한 사회에서 김 제1부부장의 역할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지 이틀째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올해 초 ‘자력갱생’ 강화를 주문했다는 내용만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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