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86그룹·개혁·미드필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사령탑' 캐릭터다. 민주당은 2017년 문 정부가 들어선 직후 범주류인 우원식,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운동권 대표주자 이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계파와 색깔이 모두 다르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출신으로 공수전환에 능한 개혁형 리더라는 점이다.
우 전 원내대표는 9년만에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을 이끌었다. 그는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으로 2013년 발족한 당 을지로위원회의 의장직을 3년 간 맡아 노사분규 등 노동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비문과 친문을 아우르는 활동 반경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미드필더형 리더로 '여소야대' 정국을 풀어냈다.
선출 직후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다.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보이콧을 이어갔다. 이에 정부조직법 처리가 맞물려 난항인 상황에서 공격과 수비를 적절히 하며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야당이 원하는 공무원 증원 규모 감축에 합의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인 일자리안정기금은 정부안대로 유지했다.
이어 원내 사령탑으로 뽑힌 홍 전 원내대표는 친문계로 문 정부 집권 2년차에 선출됐다. 당과 청와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개혁 입법에 박차를 가할 인물로 평가받았다. 여야 의석수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선언 비준동의, 추경 등 정부가 주도하는 국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개혁형 리더가 필요했다.
당시 국회는 '드루킹 사건' 특검 문제로 역시 파행을 겪고 있었다. 한국당 등은 일방적 본회의 진행 시 극단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맞서는 상황이었다.
홍 전 원내대표는 당선된 날 곧바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결국 여야 4당 원내대표가 특검과 추경안을 동시에 처리하기로 합의하며 한달 반 만에 국회를 정상화시켰다. 홍 전 원내대표 시절 민주당은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비롯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했다.
문 정부가 중반기에 들어서고 20대 국회 4기 원내대표로 '86 운동권'의 대표주자였던 이인영 의원이 전면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운동권계의 '맏형'으로 평가받는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간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치운영법, 검경수사권조정안(형사소송법 개정안·검찰청법 개정안),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 문 정부의 후속 개혁 과제 처리를 획기적 전략으로 돌파했다.
이 원내대표는 군소 야당과 함께 하는 4+1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를 통해 한국당의 거센 반대 속에도 개혁 입법을 무리 없이 처리해냈다.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선거법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지난 총선과 같이 253·47명으로 유지하되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30석(연동률 50%)로 제한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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