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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스에 많이 오른 WTI는 5월물로 21일 만기가 돼 거래가 끝난다. 만기가 되면 실물을 인수해야 하는데 문제는 현지에 보관할 곳이 모자라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멈추며 수요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원유를 계속 뽑아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리스타드 에너지를 인용해 WTI 저장고 허브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이 용량 8000만 배럴 중 2100만 배럴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이미 예약한 경우가 아니면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는 상황. 2월만 해도 이 창고에는 절반이 차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창고가 꽉 찰 것으로 예상한다.
보관 부담감에 투자자는 만기가 긴 상품을 원하는 상황이다. 이날 6월물 WTI는 18% 떨어진 20.43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11월물은 31.66달러였다. 만기가 길수록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WTI(서부텍사스원유) 거래가격 추이. 단위, 배럴 당 달러 /그래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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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근월물인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가 8.9% 내린 25.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급락했지만 WTI보다 많이 높은 가격이다.
이와 관련해 르네상스 캐피탈의 최고 석유·가스 연구원인 알렉산더 부르간스키는 포브스에 "브렌트유는 다양한 곳으로 해상운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바다에서 석유를 뽑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RBC캐피탈 마켓은 블룸버그통신에 "저장고 문제는 일단 북미 상황"이라면서 "세계적으로 15억배럴 규모 육지 저장고가 남았다"고 말했다.
다만 석유를 사려는 수요가 적어지면서 바다 위에는 원유를 싣고 떠다니는 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초대형 원유운반선 VLCC 이용료도 급등했다. 제퍼리의 랜디 기빈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저널에 VLCC 6개월 계약 요금이 1년 새 2만9000달러(3500만원)에서 10만달러(1억2000만원)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앞서 OPEC+(산유국 협의체)가 다음달부터 하루 970만 배럴 감산을 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분(2500만~3000만 배럴)에 미치지 못한 데다 세계 경제 활동 재개 시점도 알 수 없어 유가 전망은 불투명하다.
시티그룹의 에드 모스 석유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세계 저장고 문제가 더 빠르게 악화하면 브렌트유도 WTI 뒤를 쫓아 바닥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CNBC에, 원유 장기물 가격이 높은 것이 "미국의 굴착 감소, OPEC+ 감산 등을 감안할 때 합리적"이라면서도 후속물량의 만기 때 "죽음의 초저가 행진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감산 시점을 5월 1일보다 최대한 당기는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략비축유 7500만 배럴을 사겠다고 발표했다.
김주동 기자 new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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