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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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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락·코로나19 충격…애물단지 된 '브라질 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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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머니투데이

12일 부활절을 맞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의료복을 입은 모습이 투영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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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금리로 투자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브라질 채권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확산과 국제 유가 급락으로 헤알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원화 표시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6.912%다.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 9.84%까지 급등(채권 가격 급락)했다가 하락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코로나19 대응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해외 채권에 투자하면 약속된 '이자 수익'과 함께 채권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자본 차익',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채권 가격 회복으로 자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문제는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다.

지난해 말 달러당 4.0195헤알이었던 헤알화는 5.3168헤알까지 치솟았다. 불과 넉달만에 32.3% 급등(헤알화 가치 급락)했다. 원화 대비 헤알화 가치도 19.3% 하락했다.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를 청산하지 않고 이자 수익만을 취했을 때 떨어진 헤알화 가치만큼 환손실을 입게 되는 셈이다. 현시점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 채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와 국제 유가 급락으로 헤알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탓에 헤알화 가치의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라며 "통화스왑 경매를 통해 추가 절하 압력이 일부 상쇄되겠지만 여전히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3.75%로 인하한 브라질 중앙은행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4%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다른 국가와 달리 정부 부채가 많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쓸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며 "기준금리 인하폭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신규 한화자산운용 팀장은 "해외 채권을 투자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 환율"이라며 "최근 국내외 악재로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태에서 브라질 채권에 대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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