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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증권사 실적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라임자산운용과 코로나19 여파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주요 판매사였던 증권사들은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할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여파로 폭락한 1분기 실적이 조만간 반영될 예정이다.
20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17일 실적 예정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208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월 결산을 하고 있는 신영증권은 2019회계연도 실적이 5월 확정 공시될 예정이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전년(2018회계연도 1032억원) 대비 무려 79.8% 급감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도 779억원에서 280억원으로 64.1% 떨어질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신영증권의 4분기(올해 1~3월) 실적만 보면 매출은 1조원이 넘는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약 650억원, 약 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8년 4분기 영업이익이 241억원에 당기순익이 174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각각 800억원과 5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증권시장에서 보수적 경영으로 안정적 이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유명한 신영증권의 실적이 급락한 것은 코로나19와 라임자산운용 여파 때문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890억원어치 판매했던 신영증권이 고객에게 보상을 먼저 하기 위해 수백억 원을 충당금으로 조성하고 3월 코로나19 폭락장의 손실 등을 반영하면서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의 실적 충격은 향후 증권사들의 실적 하락을 예고한 셈"이라 설명했다. 실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한 금융사들은 신영증권처럼 조만간 대규모 충당금을 쌓을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불완전판매 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고객 보상을 감안하면 선제적으로 고객에게 보상하는 식으로 충당금을 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매우 암울한 분위기다.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발표한 증권 업계 1분기 실적 전망에 따르면 국내 증권 업계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1% 급감할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순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3090억원 수준에서 올해 330억원으로 90% 가까이 폭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1분기 순영업수익 전망이 지난해보다 45%가량 감소하고 영업이익 전망이 전년 대비 71.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수조 원씩 팔리던 주가연계증권(ELS)도 화약고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증시 폭락으로 대규모 증거금 납부가 이뤄지면서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다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어난 점은 긍정적 요소다. 저가 매수 수요에 따라 이른바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신규 고객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증권 업계 브로커리지 수익은 전 분기 대비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단기 실적 악화가 나타났지만 증권 업계의 장기 전망은 근본적 개선을 맞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영태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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