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6.8%라는 역대 최악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자 서둘러 나온 경기부양조치다.
중국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LPR을 3.85%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인민은행은 지난 2월 4.05%로 LPR을 내렸는데, 2개월만에 또 다시 낮춘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5년 만기 LPR은 기존 4.75%에서 4.65%로 0.1%포인트 낮아졌다.
LPR은 지난해 8월부터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해왔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18개 시중은행으로부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기반으로 한 LPR을 도입했으며 매월 20일 평균치를 공개하고 있다. 이후 모든 금융기관은 LPR을 대출금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인민은행의 공식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는 4.35%로 2015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동결된 상태다.
이번 LPR 인하는 예고된 조치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 경제 타격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에 인민은행이 이달 LPR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대부분이 1년물 LPR 0.2%p 인하를 기대했었다.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로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질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이미 지난 15일 시장에 약 3000억위안의 유동성 공급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지준율 인하와 함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3.15%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2.95%로 0.2%포인트 내린 결과다.
계속되는 금리인하 흐름은 중국의 경제위기 인식을 반영한다. 지난 17일에 발표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6.8%였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1분기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중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이 마지막이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성장률 발표 직후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소집해 초강력 경기부양책을 예고했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올해 1분기는 이례적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경제·사회 발전은 전례 없는 충격을 받았다”며 “더 강력한 거시 경제정책으로 코로나19 영향에 대응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확대하고 특별 국채와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발행 규모도 늘려야 한다. 온건한 통화정책을 더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대출시장 금리 인하를 유도해 실물경제, 특히 중소기업들에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시했다.
이에따라 정부의 느슨해진 통화정책 및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BNP파리바의 잭클린 룽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날 발표된 LPR 인하 외에 조만간 은행 지준율 0.5%p 인하와 LPR 추가 0.1%p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리안핑 중국 즈신투자리서치 대표는 "지난해 재정적자 목표는 GDP 대비 2.8%였지만 올해 재정적자 비율은 사상 최고 수준인 3.5% 이상이 될 것"이라며 "재정적자 비율을 높이는 것이 코로나19 타격을 벗어나는데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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