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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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비평가 은퇴를 선언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7일 ‘알릴레오’ 마지막 방송을 진행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6일 KBS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을 마치며 “정치 비평을 그만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유튜브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범진보 180석’ 발언과 관련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김영춘(부산 부산진구갑)·박수현(공주·부여·청양)·남영희(인천 동구·미추홀을) 후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라면서다. 이어 “낙선한 후보자들이 제 발언을 통합당에서 이용했던 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다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앞서 자신의 ‘범진보 180석’ 관측이 없었다면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그렇게 말했다”며 “민주당 쪽에서 나온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전날 “그 ‘180석 발언’ 때문에 사실은 조금 손해를 봤다”고 지적한 데 대한 반응이다.
유 이사장은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비평이나 시사토론, 인터뷰도 하지 않겠다”며 “180석 사건 때문에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100번 해서 99번의 책임질 수 있는 결과가 나왔고 단 한 번의 책임질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면 한 번의 결과로 인해 99번의 결과를 없애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민주당에서 어떤 데이터도 귀띔받은 적이 없고, 제 말은 개인적 견해”라며 “제가 집권세력의 대표 스피커처럼 받아들여지고, 그 말이 악용당할 때의 책임을 제가 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출연했던 JTBC ‘썰전’ 프로그램도 언급했다. 그는 “4년 전 방송할 때는 거짓말도 했다. 그때 민주당 분들과 수시로 정보 공유될 때”라며 “새누리당이 이대로 가면 180석 근처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그렇게 절대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말했다”고 했다. “정치비평가가 특정 세력과 얽혀있을 때 그런 게 많다”고 덧붙였다.
당시 민주당이 시행한 안심번호 여론조사 내용을 토대로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언론의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선전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다.
유 이사장은 “지금 고백하지만, 비평가로서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비평가가 특정 정치세력과 얽혀있을 때는 이런 것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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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뢰, 이해찬 관리로 민주당 압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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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압승에 대해선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이해찬 대표의 선거관리 능력”을 결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정의당 총선 성적에 대해선 “솔직히 시민들을 무시하는 공천을 했다. 비례 면면을 보고 찍는 건데 좀 그랬다”며 “의석이 적어서 당대표가 울고 있는데 안됐지만 저도 마음이 아프다. 짚을 건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성 교섭단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치지 않고 미래한국당이 별도 교섭단체를 만들어 원 협상에 들어간다면 더불어시민당도 못 참을 것”이라며 “미래통합당이 정신 못 차리는 것이다. 그따위 짓하지 말라고 엄중한 심판을 받아놓고 그따위 짓 하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양 진영의 향후 대선 구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이사장은 “보수당 쪽은 대통령 후보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기 어렵다. 눈에 띄는 저명인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혹시 모른다. 홍준표 전 대표와 김종인씨가 대선 경선을 할 지…”라며 “걱정은 별로 안 된다. 어느 분이 후보가 되더라도 우리한테 잘해줄 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에는 “ 뚜렷한 1위, 2위가 있다”고 봤다. “이낙연 전 총리가 안정적으로 지지율을 전국적으로 고르게 받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전광석화처럼 일했다”면서다. 이어 이 전 총리에 대해 “어떤 사람은 친노, 코어 지지가 없다는데 제가 보기엔 헛소리다. 초기엔 문 대통령 인기가 반사돼 지지율이 올라간 면이 있지만 이번 총선을 거치며 자기 것으로 차분히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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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에겐 “그런 친구 둔 적 없다”
통합당 차명진 후보에 대해선 “친구 아니다. 그냥 아는 사이지, 전화번호도 없다”며 “나보고 친구라고 하지 말라. 그런 친구 둔 적도 없고 친구 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차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어제 방송에서 총선 패배 탓을 차명진에게 돌리는 박형준 발언을 옆에서 듣는 유시민이 은근 미소를 떠나 환호작약(歡呼雀躍)했다”며 “형준아, 시민아. 우리 친구이지 않나. 참 매정하다”라고 썼다.
한편 ‘유시민의 알릴레오’ 지난해 1월 5일 첫 방송 이후 진보 진영의 대표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2만 명이 채 되지 않았던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알릴레오 시작 후 급증해 이날 오후 기준 116만 명을 기록했고, 동영상 최고 조회수는 283회에 달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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