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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손학규의 사퇴, 심상정의 눈물…공룡정당에 미약했던 군소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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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다당제로 향하는 첫 발”로 예상됐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군소 정당의 존재감 상실이라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21대 총선에서 민생당은 단 한 석의 의석도 얻지 못해 원외로 밀려나게 됐다. 정의당은 지역구 1석(심상정, 경기 고양갑)에 5석의 비례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당초 목표였던 “20석 확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목표를 초과 달성해 180석의 공룡 여당이 된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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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며 고개를 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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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말했다. 민생당은 21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총 79곳의 지역구에 후보를 냈지만 모두 패배했다. 정당득표율 역시 2.71%에 그쳐 국회 입성을 위한 봉쇄조항(3%)을 넘지 못했다. 민생당 공동대표인 김정화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참한 결과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당의 총선은 총체적인 벼락치기였다. 벼락치기는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자책했다.

당 내부에선 특히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호남 지역의 전패를 가장 뼈 아파했다. 민생당 관계자는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 명도 당선되지 못하는 상황은 예상치 못했다. 그간 무엇을 위해 달려왔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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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민생당 공동선대위원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민생당의 총선은 총체적인 벼락치기였다"며 총선 패배에 대한 사과의 말을 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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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은 오는 5월 당 지도부 교체를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선대위 해단식 직후 곧장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실무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원외 정당의 전당대회가 얼마나 큰 관심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21대 국회에서 소속 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당 지도부 구성과는 무관하게 국회 내에서 아무런 협상력을 갖지 못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김정화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제 새로운 길을 열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에 처했다”고 말한 것 역시 이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였다.



심상정의 눈물 "더 많이 당선 못 시켜 미안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6일 선대위 해단식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입장한 심 대표는 “몹시 아쉬운 결과지만 원칙을 선택했을 때 어느 정도 각오했다”며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집권여당이 기득권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일 때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견인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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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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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문을 읽어내려가던 심 대표는 당원들과 총선 후보들을 향한 메시지를 읽는 도중엔 감정이 북받친 듯 수차례 심호흡을 했다. “무엇보다… 무엇보다…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 온 우리 자랑스러운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면서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정의당에선 총 75명의 지역구 후보가 완주했다. 이 중 당선인은 심 대표 한 명뿐이다. 비례대표 후보는 1~5번 총 다섯명이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의 정당 득표율은 9.7%였다. 10%에 가까운 정당 득표율을 얻었음에도 의석수는 6석으로 전체의 2%에 불과하다. 거대 양당의 비례 정당이 등장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가 사실상 와해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정의당 관계자는 “20년 가까이 진보 정당과 함께 해 왔지만 이번 총선만큼 무기력한 결과를 맞이한 적은 없었다”며 “그럼에도 정의당이 할 수 있는 일, 정의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개척해 21대 국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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