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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총선 다음날 청와대 행정관 체포…라임 그물망 좁히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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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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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원대의 피해가 예상되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이 사건에 연루된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을 16일 체포했다. 김 전 행정관은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회장님’으로 알려진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 김봉현씨와 친분이 있던 인물이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에 대한 수사를 통해 라임 비위 사실을 추가 파악하고 그들의 소재지를 탐문할 방침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이날 오전 김 전 행정관을 뇌물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하면서 라임 사태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금감원 복귀 이후 지난달 말 보직에서 해임됐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 사모펀드를 1조원 이상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피해자와 나눈 대화에서 ‘이 사람이 핵심 키’라고 소개했던 인물이다. 장 전 센터장은 '김 전 행정관이 라임 사태를 막아주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14조를 움직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행정관은 ‘회장님’ 김씨로부터 골프 접대와 향응 등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는 김 전 행정관의 동생을 지난해 7월 자신이 실소유하고 있는 스타모빌리티의 사외이사에 앉히고 매월 수백만원의 월급을 챙겨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게 ‘회장님’ 김씨의 스타일”이라며 “자기 사람을 챙겨주는 것처럼 하지만, 사실상 자기와 ‘운명 공동체’인 인질로 만들어 자기 뜻대로 조종하기 쉽게끔 판을 짜는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구속 피의자 10여명



검찰은 라임 사태와 관련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고 재판에 넘기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체포·구속되거나 기소된 라임 사태 관계자만 10여명에 이른다.

특히 검찰은 도피 중인 이 전 부사장과 '회장님' 김씨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특별검거팀을 꾸렸다. 또 구속된 피의자들을 통해 이들의 소재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체포·구속된 피의자들 중 이 전 부사장과 김씨의 운전기사, 김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 등은 최근까지도 이 전 부사장이나 ‘회장님’ 김씨와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피의자 검거 외에도 검찰은 라임이 개입해 횡령·주가조작을 벌인 회사 대표들을 구속하며 추가 범죄 사실을 밝히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입된 상장사에 대해 허위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게시해 주식 매도를 유도한 뒤 수억원의 이득을 취한 투자자문업체 대표 등을 체포했다. 또 14일엔 라임 펀드자금이 투자된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합병을 통해 인수한 뒤 주가를 띄워 되파는 방식으로 83억원의 차익을 빼돌린 기업사냥꾼 일당을 구속해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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