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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주기…잊혀가는 '세월호' 책으로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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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어린이문학인, 관련 신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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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6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0.4.12/뉴스1 © News1 한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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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4년 4월16일, 대한민국은 당시의 기억을 지우지 못한다. 다른 의미로 꿈만 같은 일이었다.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그날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침몰 당시 선내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반복됐다.

그렇게 그 안에 있던 학생들부터 어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전체 탑승자 476명 중 299명 사망, 5명 실종.

특히 이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의 희생은 대한민국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2020년 4월16일, 잊을 수 없는 그날이 돌아왔다. 세월호 참사 6주기인 날이다. 사람들은 가슴 속 깊은 곳에 넣어뒀던 세월호 참사의 상처를 다시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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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충격도 컸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은 더했다. 이를 누가 고스란히 느끼고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은 그렇게 울고, 울고, 또 울었다.

그러나 자리에 주저 앉아 울 수 만은 없었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학생의 부모, 일반 시민단원들은 '416합창단'을 결성했다.

그리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현장이라면 어디든지, 이 땅에서 상처받고 소외되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노래를 불렀다.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노래 '잊지 않을게')

여기에 김훈, 김애란 소설가가 힘을 보탰다. 합창단의 노래를 들은 두 작가가 세월호에 대한 에세이를 집필한 것이다.

416합창단이 직접 녹음한 10곡의 애절하고 아름다운 곡과 두 작가의 에세이는 책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문학동네)으로 출간됐다.

그들은 입을 모아 희생된 아이들을 부른다. 아이들이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그렇게 부르면 우리 기억 속에, 세상 속에 잊히지 않고 묻히지 않는다는 걸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울면 너도 울고 아빠가 웃으면 너도 웃겠지? 아빠는 오늘도 우리 아들 만날 날을 기다리며 웃어보련다. 부디 그곳은 착하고 따뜻한 곳이길 소망한다."(단원고 2학년4반 김동혁 아버지 김영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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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그리고 생존자들의 상처는 너무 커서 그 누구도 같은 수준으로 아픔을 느낄 수는 없다. 그러나 세월호를 공동의 기억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곳곳에 있다.

어린이문학인들도 그런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2014년 4월16일을 '흔적'으로만 남기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꾸준히 행동했다.

그들은 2014년 67명의 글 그림 작가가 모여 '한뼘그림책'을 만들고% 광화문과 안산 등 전국에서 100여차례 전시와 북콘서트를 했고, 이를 묶어 '세월호 이야기'를 발간했다.

또한 전국 22개 지역을 돌며 4767명의 글, 그림을 받아 진도 팽목항에 '세월호 기억의 벽'을 만들었고, 진도민·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팽목항 주변에 기억과 성찰의 도보 순례길인 '팽목바람길'을 만들어 달마다 걸었다.

어린이문학인들은 여기에 어린이문학 창작자 본연의 자리에서 행보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세월호의 아픔부터, 당시의 문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시와 동화를 창작했다.

동시인 유하정, 이영애, 동화작가 김하은, 윤해연, 이퐁, 임정자, 전경남, 정재은이 쓴 시와 동화 8편이 실려 있으며 평론가 송수연, 오세란, 젊은 사진작가 한수민은 이를 모아 작품집 '슬이는 돌아올 거래'(문학동네)를 펴냈다.

이 작품집은 지난 6년간 누군가의 기억에서 사라져가던 세월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의 침몰을 막고 있다.

임정자 작가는 이 작품집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어쩌면 '함께 있다' '함께하다'가 아닐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억하고 함께 그리워하고 함께 걷고 함께 좀 더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 그러한 염원을 함께하는 것, 그러한 염원을 작품집으로 엮는 것 자체도 함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은 많겠지만, 이들은 책을 통해 이를 실천하려 한다. 두 책의 인세를 세월호 관련 단체와 사업에 사용할 예정인 것도 그 일환이다.

한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재단은 16일 오후 3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4·16 세월호참사 6주기 기억식'을 연다. 유일한 오프라인 추모식이다.

다만 주최측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뜻으로 유족들을 위주로 진행하며,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참석해달라고 공지했다. 원하는 시민은 추모현장에 참석할 수는 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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