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머물자 16→12부작 축소
비슷한 캐릭터에 신선함 떨어져
‘반의반’의 주인공 정해인. [사진 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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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반의반’이 14일 8회 방송 시청률 1.122%(닐슨코리아 조사 결과)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회 2.449%였던 시청률이 3회 이후 1%대에 머무르자 제작진은 ‘압축 편성’이란 초강수를 뒀지만 ‘백약이 무효’였던 셈이다.
tvN은 지난 8일 “‘반의반’ 애청자 기대에 부응하는 특급 처방으로 회차를 12회로 압축해 스토리의 속도감을 높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7일 방송된 6회 방송이 1.178% 시청률을 낸 직후였다. 제작진은 ‘압축 편성’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조기 종영’ 수순. 16부작 드라마가 돌연 12부작이 됐으니, 드라마 제목대로 ‘반의반’ 분량이 사라진 것이다.
‘반의반’은 짝사랑을 내세운 드라마다. 당초 제작진에 따르면,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하원(정해인)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서우(채수빈)가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다. 하원은 어린 시절 노르웨이에서 함께 자란 지수(박주현)를 33세가 될 때까지 짝사랑했다. “난 지수의 반의 반만 있으면 돼”라면서다. 하지만 지수는 다른 남자와 결혼했고, 2회에서 사고사한다. 지수를 그리워하는 하원의 모습을 지켜보던 서우는 그 모습에 빠져든다. 스스로 “1% 가능성”이라고 하는 짝사랑을 시작한 것이다.
6회까지 느리게 진행된 이야기는 ‘압축 결정’ 이후 완전히 흐름이 바뀌었다. 하원과 지수의 로맨스 급진전으로 쌍방향 러브 스토리가 돼버린 것. 7회에서 “서우씨한테 ‘있어 주는 사람’ 해주겠다”던 하원은 8회에선 “푹 자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는 제안까지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반의반’은 스토리 라인을 따르는 작품이 아니다. 현대인의 상실감과 상처를 관계를 통해 회복하고 치유하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인데, 조기 종영으로 그 과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더 어렵게 됐다”고 했다.
주인공 정해인 연기의 ‘자기복제’ 문제도 ‘반의반’ 부진의 한 요소로 지적된다. 반듯하고 선한 눈빛과 또박또박 느린 말투 등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봄밤’ 등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못 벗어났다는 것이다. 시청자 의견 중엔 “‘밥누나’ 이후 복사기에서 프린트물 나오듯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똑같음. 바꾼 건 여주(여주인공)뿐” “식상하다. 이미지 변신 필요” 등 연기 스타일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여럿이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야 대중도 연기자로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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