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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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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합의에도 유가하락 계속… 美 셰일업계 줄도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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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에 지구촌 경제 동결로 수요 급감 / 소비 감소 2500만∼3500만 배럴 / OPEC+ 합의량의 3.5배에 달해 / 美 정유업계 대규모 실업 현실화 / 셰일업체 채굴원가탓 경영 악화 / 파산보호 신고·직원 해고 줄이어 / 전문가 “감산합의 너무 늦었다” / 트럼프 “하루 2000만배럴 효과”

세계일보

사진=AP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가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으나, 국제유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 그 정도의 감산으로는 유가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 셰일 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놓였고, 대규모 실업사태도 현실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동결로 글로벌 원유 소비 감소 규모가 하루 2500만∼3500만 배럴에 달하고, 이는 OPEC+가 합의한 970만 배럴의 3.5배에 달한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5%(0.35달러) 하락한 22.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초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OPEC+가 크게 합의했고, 이 합의가 미국의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십만개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정유업계에서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서부 텍사스 지역에서만 4만명가량이 해고될 예정이고, 수십 개의 원유 생산업체가 연쇄 도산 위기에 몰려 있다. 미국의 정유업체는 배럴당 40달러가 손익분기점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셰일 업계는 채굴 원가가 높기 때문에 유가 폭락세가 장기화하면 버티기 어려운 구조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WTI 가격이 배럴당 30달러에 머물 경우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업체 중 40%가량이 파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셰일가스를 채굴·생산하는 기업 화이팅 페트롤리엄(Whiting Petroleum)이 지난 1일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미국 최대 석유회사 중 하나인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최근 직원 급여를 최대 30% 삭감한 데 이어 핵심 경영진인 오스카 브라운 수석부사장을 내보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의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원유 수요가 일시에 급감한 데 반해 공급 규모는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상품 책임자인 에드 모스는 “3월 중순에서 5월 말 사이에 10억 배럴 넘는 대규모 재고가 쌓이는데, (OPEC+의) 원유 감산 합의가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OPEC+가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한 것이 실제로는 2000만 배럴 감산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OPEC+가 바라보는 숫자가 하루 2000만 배럴 감축”이라며 “세계가 코로나19 이후에 사업을 재개하면 에너지 산업은 현재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외신은 OPEC+에 참여하지 않은 산유국이 감산에 동의하고, 각국의 전략 비축유 구매를 고려하면 실질적 감산량이 하루 2000만 배럴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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