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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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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합의…"유가 '급한 불' 껐지만, 美감산 등 변수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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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나주석 기자] 산유국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를 이끌면서 원유시장에서는 일단 '큰불'을 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과 비회원국 연대체) 차원의 대책이 나옴에 따라 셰일기업들이 많은 미국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대응이 더 주목을 끌게 됐다.


OPEC+에서 합의가 나온 뒤 시장에서는 일단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2분기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전망치를 각각 22.5달러에서 25달러로 조정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협상 타결 직후 "OPEC+가 살아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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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제 원유시장은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각국 정부가 봉쇄정책 등을 발표한 결과 원유 수요가 3분의 1가량 감소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히려 공급량을 사상 최대로 늘리겠다고 밝혀 유례없는 수급 불균형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이 도산위기에 처하는 상황에 내몰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내 소비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유가 하락을 주장했지만, 이번엔 감산 합의를 이끄는 등 기존 입장을 180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 등과 전화통화 등을 통해 감산 합의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이번 감산 합의의 최대 공헌자로 트럼프 대통령을 꼽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0년 이래 처음으로 유가 인상을 요구한 첫 대통령이 됐다"고 평하기도 했다.


합의가 성사된 후 관심은 미국이 감산에 참여할지 여부에 쏠린다. 이번 감산 합의 이후 미국이 감산에 동참하는지 여부가 아직 명확치 않다. 합의 과정에서 멕시코가 일괄적인 감산 요구에 거부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멕시코의 감산분을 떠안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어떻게 감산을 진행할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멕시코가 감당했어야 할 감산을 부담하는 것인지, 감산한다면 어떻게 할지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300만배럴가량 감산할 준비가 됐다"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일단 미국 내 원유 생산 감축요구는 민간에서 제기되고 있다. WSJ은 이날 셰일 업체 파슬리 에너지의 매트 갤러허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내 대표적인 원유생산지인 텍사스의 감산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팰러허 CEO는 "2022년까지 미국 내 석유 생산을 지금의 절반인 600만배럴로 줄이면 정부의 개입이나 자본 투입 없이 생존할 수 있다"며 "(감산을 통해) 향후 몇년간 미국의 석유산업의 맥박을 뛰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텍사스주 유전을 담당하는 철도위원회는 14일 청문회를 열고 감산 여부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에 대해 경제매체 포브스는 "역사에 기록될 만한 중요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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