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가뭄, 코로나19 영향에 밀 수출 감소
미국·유럽, 공장폐쇄·가동률 하락
수입산 소고기 수급 불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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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수입산 식재료의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의 주 원료로 사용되는 밀가루와 소고기 등의 가격이 오르며 장바구니 물가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이달 주요 밀가루 상품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곰표 다목적밀가루(1㎏)의 경우 지난 달 1376원에서 1443원으로 올랐다. 백설 중력밀가루(1㎏) 역시 지난 달 1629원에서 1649원으로 올랐다. 참가격은 전국 단위 유통업체(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전통시장,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조사해 제공하는 것으로, 유통업체의 할인 등이 반영된 실제 소비자 구매 가격이다.
밀가루 가격 인상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거론됐다. 지난해 밀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호주가 가뭄 영향으로 밀 공급 부족 현상을 빚으며 국제 밀 시세가 치솟았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호주를 비롯한 주요 밀 생산국들의 수급 상황이 악화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호주의 밀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100만톤(t) 줄어든 80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과 음식이 다양해 밀가루 가격이 인상될 경우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이미 라면과 빵 등 밀가루가 주 원료인 상품들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며 가격이 인상됐는데 더 오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참가격에 따르면 삼양라면 5개입은 지난달 3497원에서 3526원으로 올랐다. 신라면 5개입 역시 지난달 3656원에서 3700원으로 올랐다. 오뚜기 찹쌀 왕만두피는 지난달 1598원에서 1694원으로 오르며 만두 상품들에 대한 가격인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수급 불안정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아 추후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수입산 소고기도 수급 불안정을 겪고 있어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급식업체가 운영을 중단하는 등 대규모 소비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아직 큰 가격 변동은 없지만 수입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조만간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단법인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및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폐쇄 또는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했고, 물류상황도 원활하지 못해 현지로부터 공급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3월 넷째주 미국산 목심은 ㎏당 900원, 호주산 목심은 ㎏당 200원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환율이 반영될 경우 가격 인상이 고착화 될 가능성도 있다.
김익성 동덕여대 독일어과 교수(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는 "수요와 공급에 원칙에 따라 가격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격 인상폭이 커지고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수입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미리 대비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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