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살만 왕자가 지난 9일(현지시간) OPEC+ 긴급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리야드|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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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라아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최근 급락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원유 감산에 최종 합의했다.
OPEC+(석유수출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12일(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부터 두 달 간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달 6일 OPEC+ 회의에서 러시아의 반대로 감산 합의가 결렬된 뒤, 사우디의 증산 선언으로 촉발한 ‘유가 전쟁’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OPEC+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하루 100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멕시코가 감산 할당량에 불만을 드러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할당량을 미국이 대신 맡겠다”며 나섰지만, 사우디는 멕시코가 스스로 감산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사우디가 멕시코의 요구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사흘 만에 최종 감산 합의가 타결됐다.
이번에 합의된 감산량은 그동안 OPEC+가 결정한 감산·증산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 9일 발표된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감산 기준은 2018년 12월이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는 4월부터 증산을 했기 때문에 합의된 감산량인 하루 970만 배럴을 4월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1200만∼1300만 배럴 정도를 감산하는 셈이다. 이번 합의 기한인 6월 이후 감산 계획과 관련해, 7월부터 올해 말까지는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잠정 합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직후 트위터에 “OPEC+가 크게 합의했다. 미국의 에너지업계의 일자리 수십만개를 구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에게 감사하고 축하한다. 그들에게 방금 그렇게 말했다. 모두에게 대단한 합의다”라고 적었다.
브렌트유 가격 변동 추이|블룸버그통신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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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로 급락한 유가로 타격을 받을 세계 에너지 업계에는 일시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속에 감소할 원유 수요량이 하루 3000만배럴로 전망되고 있어 OPEC+의 감산량은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너지 전문가 무함마드 굴람은 AP통신에 “이번 감산 규모가 전례 없이 크지만 코로나19가 원유수요에 미치는 영향 역시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OPEC+ 내부 단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멕시코가 OPEC+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멕시코의 감산 할당량을 떠맡기로 했지만, 미국은 민간 부문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감산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미국 내 가장 큰 석유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는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병)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에 맞춰 공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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