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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한숨돌린 인보사…임상3상 성공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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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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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1일(현지시간) 인보사에 대한 임상 3상 재개를 전격 결정하면서 인보사 개발·생산업체인 코오롱생명과학이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일한 시판 의약품인 인보사는 지난해 7월 품목허가가 취소됐고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등 임직원들은 기소 상태다. 이처럼 회사가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태에서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임상 3상 재개를 허가받은 것 자체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FDA 임상 재개 결정은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인보사 허가 취소 관련 행정소송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행정소송과 임직원에 대한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인데 이번 FDA 통보 내용을 법원에 제출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 측은 미국 임상 3상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12일 자료에서 "FDA가 코오롱티슈진이 이전까지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 유효성을 인정했다"며 "이를 기초로 형질 전환된 신장유래세포(인보사2액)로 환자 투약을 포함한 임상 3상 시험을 계속해도 좋다는 점을 인정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보사에 대한 국내 허가가 취소된 가장 큰 이유가 신약허가 때는 연골유래세포라고 신고했는데 나중에 보니 신장유래세포로 밝혀졌기 때문이지만 FDA는 신장유래세포라도 일단 임상을 해보라고 허가해준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미국에서 진행한 인보사 임상 1~2상 자료도 FDA가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로 미국 내 임상시험과 개발을 담당하는 코오롱티슈진은 FDA와의 협의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서와 임상시험 환자 동의서류 등 보완 절차를 마치는 대로 임상 환자 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FDA가 임상 3상을 승인하면 임상을 가속화해 2023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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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에서 임상 성공 후 시판 허가까지 받게 되더라도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임상을 다시 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에 대한 미국 임상 재개 승인과 관련해 "미국 임상과 국내 허가는 별개"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날 식약처 관계자는 "인보사가 미국에서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쳐 미국 내 시판까지 이뤄진 후 국내로 역수입된다면 수입품으로서 국내 식약처 승인을 얻게 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허가 취소 후 1년이 지난 만큼 코오롱이 미국 임상 재개를 토대로 국내에서 인보사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 측은 "국내 품목허가 취소 제품에 대해 재허가를 요청하려면 처음부터 모든 서류 제출과 임상 과정을 새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임상 3상 재개 통보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FDA 결정은 중단됐던 임상을 다시 해보라는 것일 뿐 품목허가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성분 논란이 일었던 만큼 미국에서도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FDA가 국내처럼 신장유래세포 암 종양 유발 등 안전성을 문제 삼거나 한국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된 과정을 면밀히 다시 따져 판매허가를 보류할 수도 있다. 이번에 FDA가 임상 3상 재개를 승인하면서 인보사 생산공정 개선 방안과 임상 시료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요청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 측은 "보완자료 요청은 이번 임상 보류 해제와는 무관한 내용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였다는 점이 드러났다. 즉각 판매가 중단됐고 지난해 7월 9일 식약처는 인보사 주성분에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다른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인보사 품목허가를 최종 취소한다고 밝혔다.

[김병호 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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