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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인보사 안전성 입증 길 열려...코오롱 재기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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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인보사 임상3상 재개 허용]

3상 성공시 美 현지 판매 가능성도

1,100억 손배소에서 입지 확대 여지

일각선 "성분논란에 환자모집 쉽잖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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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임상3상 재개 결정은 코오롱생명과학에 있어 마지막 남은 생명줄과도 같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이미 품목허가가 취소됐고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구속된 상태지만 미국에서 임상이 재개된다면 국내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계획대로 오는 2022년까지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미국에서 인보사에 대한 허가를 얻어 현지 판매를 통해 재기의 숨통을 틔울 수도 있다. 아울러 인보사 관련 1,1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좀 더 나아진 입지를 확보할 수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상 진행이 꼭 품목허가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FDA의 결정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고 임상을 위한 환자 재모집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12일 인보사의 미국 FDA 임상3상 보류 해제 및 환자 투약 재개 허가 소식을 전하면서 “임상시험 데이터의 유효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당초 미국 임상3상은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지난 2018년 11월 첫 투약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2년 임상 완료, 2023년 판매 시작이 목표였다. 임상 재개를 하더라도 허가 당시 자료에 기재했던 내용이 아닌 신장세포가 포함된 기존 임상 그대로 진행한다.

그동안 FDA는 티슈진에 두 차례에 걸쳐 자료를 요구했다. 지난해 5월 임상3상을 잠정 중단하면서 티슈진에 의약품 구성성분에 대한 특성 분석, 성분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라진 이유, 향후 조치사항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했고 이어 9월20일에는 1차 제출한 자료를 보완하라고 추가 요청했다. 티슈진은 해당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FDA가 ‘인보사 임상 중단 사태’의 핵심원인이 됐던 인보사 성분 변화 발생 경위와 신장유래세포(GP2-293 유래세포)의 종양원성에 대한 자료 보완은 요청하지 않았다.

그간 티슈진은 미국에서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받아내는 것이 유일한 생존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여기에 회사 역량을 집중시켜왔다. 미국 임상 재개를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인보사와 관련된 소송 등 불리한 상황을 뒤엎을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약 11개월 만에 인보사의 임상을 재개할 수 있게 된 점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티슈진은 앞으로 임상시험계획서와 임상시험 환자 동의서류 등에 대한 보완절차를 마치는 대로 환자 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을 돕는 유전자(TGF-β1)를 함유한 2액으로 구성된 인보사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다. 1회당 약 7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이지만 한 번의 주사만으로 무릎 통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적의 신약’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치료제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라는 점이 지난해 3월 드러나 같은 해 7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조치를 당했다.

식약처는 이번 소식이 국내 품목허가 취소나 고발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품목허가 취소와는 별개의 문제이며 고발 건은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은 각종 소송에도 휘말려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인보사를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 규모는 1,100억원에 달한다. 인보사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 2,000여명과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200여명 등이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DB손해보험·삼성화재보험·KB손해보험 등 보험 업계에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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