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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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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9%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여야 서로 “우리 당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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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우려에 ‘분산 투표’… 지지층 결집도 ‘한몫’

이강래 vs 이용호 혼전 남원은 46%… 서울선 종로가 1위
한국일보

11일 오후 경남 양산시 양주동 사전투표소 앞에서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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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6.69%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는 결과다. 선거 당일 투표율까지 합하면 최종 투표율이 60%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는 사전 투표율 상승이 각자 자기 정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 11일에 실시된 총선 사전투표에 유권자 4,399만명 중 1,174만명이 참여해 26.6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촛불 민심이 결집한 2017년 대선 때의 사전투표율(26.06%)보다 높은 수치다. 2013년 사전투표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선거 당일을 피하려 한 것이 사전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민주당과 통합당의 ‘1 대 1’ 선거 구도가 굳어지며 양당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일보

권역별 사전투표율.


한국일보

역대 선거 사전투표율.


지역별 사전투표율을 보면, 전남이 35.77%로 가장 높았고, 전북(34.75%) 세종(32.37%) 광주(32.18%)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의 최대 피해 지역인 대구(23.56%)는 최하위였다.

선거구별로는 민주당 이강래,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혼전 양상인 전북 남원ㆍ임실ㆍ순창의 투표율이 45.97%로 가장 높았다. 서울에선 민주당 이낙연ㆍ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맞붙어 대선 전초전이 벌어지고 있는 종로(34.68%)가 1위였다. 민주당 김부겸ㆍ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대구 수성갑(30.18%), 민주당 박재호ㆍ통합당 이언주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부산 남구을(27.82%) 또한 높았다.

여야는 “우리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코로나19 국난 극복과 나라다운 나라를 열망하는 국민의 뜨거운 의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탈환을 노리는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에 고무된 분위기다. 다만 정치 관심이 뜨거운 호남의 사전투표율은 역대 선거에서도 늘 높았다. 반면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과거 경험상 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며 “고무적”이라고 했다. 정권 심판하겠다는 표심이 사전투표로 이어졌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논리다.

사전투표 열기가 전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2016년 총선(58%) 때보다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데다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 투표율이 상승 추세라는 점,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유권자들의 정치 효능감이 강화됐다는 점 등을 들어서다. 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달 4, 5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79.0%로 20대 총선 직전 조사(66.6%)보다 12.4%포인트 증가했다. 20대의 투표 의향 변화도 주목된다. 지난달 23, 24일 선관위의 같은 조사에서 20대 중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52.8%였고, 이번 조사에선 60.4%였다.

다만 투표율 상승이 어느 정당에 유리할지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과거엔 ‘투표율 55% 이상이면 진보 정당에, 그 이하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이 있었다. ‘진보적인 2030세대 투표 참여 확대 → 전체 투표율 상승 → 진보정당 득표율 상승’의 도식이었다. 그러나 ‘2040세대는 진보, 5060세대는 보수’ 같은 세대 구분이 깨진 것이 변수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요즘 20대는 50대와 비슷한 성향”이라며 “투표율과 정당별 유불리의 상관관계가 희미해졌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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