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
한 달 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이견 충돌로 불발됐던 석유 감산 합의가 이번에는 멕시코의 어깃장으로 위기에 놓였다. 게다가 당초 합의키로 했던 하루 1000만배럴의 감산량도 기대에 못미쳐 유가를 올리기엔 부족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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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0만 배럴 감산 요구에 멕시코 "10만 배럴 감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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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10시30분부터 9시간 넘게 OPEC+ 화상회의가 진행됐지만 공식합의 발표는 불발됐다.
OPEC(석유수출기구)에 러시아 등 10개 비(非) OPEC 산유국들까지 참여한 OPEC+ 이번 회의는 사우디와 러시아 주도로 열렸다.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 사실을 밝히는 등 사실상 중재를 시도해왔음을 여러 차례 피력했었다.
당초 도출될 것으로 예상됐던 합의안 내용은 하루 1000만배럴 감산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간별 하루 감산량은 △5∼6월 1000만 배럴 △7∼12월 800만 배럴 △2021년 1월∼2022년 4월 600만 배럴로 정해진 것으로 보도됐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는 현재 하루 1200만 배럴에 달하는 석유 생산량을 330배럴 감소하고, 러시아는 1040만 배럴에 달하는 생산량에서 200만 배럴 줄이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다른 회원국들이 약 23% 감산하는 방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은 멕시코에 대해 하루 약 40만 배럴의 감산을 요청했다. 반면 로시오 날아 가르시아 멕시코 에너지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향후 두 달 간 하루 10만 배럴의 생산량을 감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견해차를 드러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멕시코 하루 생산량은 195만배럴이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관계자에 따르면 OPEC+ 그룹 자체는 10일 중 다시 만날 계획이 없고 대신 이날 열리는 G-20 에너지 장관 회의에서 논의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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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2000만 배럴 공급 과잉, 1000만 배럴 감산으론 '부족'…유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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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이 감산에 합의했다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실망 어린 반응들이 나왔다. 감산량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단 지적에서였다.
에너지 기업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한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분기 하루 2000만 배럴 이상 공급 과잉이 예상된단 점을 감안할 때 감축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4월 하루 최대 2700만배럴까지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도는 봉쇄 이후 석유 수요가 70%가량 떨어졌다. 미국은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가솔린 수요가 하루 500만배럴로 3주전(960만배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가도 급락했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29% 떨어진 22.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발표로 가격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단기적 관점에서 WTI가 다시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수요 충격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혹독한 재조정의 단계를 다시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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