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그간 잠행에서 벗어나 광폭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여야에서 잠재적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두 사람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외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나란히 최전선으로 나왔다. 전국 각지를 누비며 적극적으로 자당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8일 충남 지역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을 지원사격했다. 아산갑 복기왕 후보(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공주부여청양 박수현 후보(전 청와대 대변인), 서산태안 조한기 후보(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등을 위해 유세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 서울 광진을 고민정 후보(전 청와대 대변인) 유세를 지원하며 전면으로 복귀했다. 종로 출마 계획이 어그러진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 은퇴를 선언한 지 137일 만이다. 선거 직전 당에서 제안한 호남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유 의원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구를 찾아 후보자를 지원했다. 전날 대전 지역 유세에 나섰던 그는 서울 영등포갑 문병호 후보, 경기 화성갑 최영근 후보, 경기 광명을 김용태 후보를 찾아 지원유세를 펼쳤다. 유 의원은 서울 강서갑(구상찬 후보)·강서병(김철근 후보)·마포을(김성동 후보), 경기 성남분당갑(김은혜 후보) 등 수도권 험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포석을 깔아두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월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이렇다 할 정치적 활동·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총선 역시 '정치 1번지' 종로 출마를 노리다가 현역 정세균 의원과 '교통정리'에 실패하면서 아예 총선 불출마로 선회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의 명운을 걸고 싸우는 총선 국면에서 계속 뒷짐만 지고 있으면, 전체 승패를 떠나 21대 국회 출범 이후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대권 도전 등 차기 행보를 생각한다면 지금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미래통합당으로 소속이 바뀌는 동안 '개혁 보수'라는 세간의 기대에 맞는 생산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총선판에서 어떤 형태로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자신의 위상을 다져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보수 성향이 더 강한 황교안 대표와 거리를 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총선 이후 유 의원이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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