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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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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진 변호사 “블록체인에도 봄은 다시 옵니다…세상이 원하는 쓰임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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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세상에서는 좀 다릅니다. 중이 절과 같이 떠날 수 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 스터디그룹(TES) 공개 세션에 참석했던 날, 홍승진 변호사는 하드포크 사례를 참신하게 비유했다. 변호사라는 소개를 듣지 못했다면 어느 유망한 프로젝트의 대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후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발표할 때나 법률 자문할 때를 제외하곤, 법에 관해 말하는 것을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이나 비즈니스 이야기를 꺼내며 업계 사람들에게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질문을 던지곤 했다. 법률 자문할 때는 영락없는 변호사였지만, 평소에는 차라리 기업가에 가까웠다.

홍승진 변호사. 서울대학교,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2012년부터 조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두손법률사무소를 개업해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원 기일관리 앱 ‘케이스마스터’를 만들었다. TES에서는 2기 회장을 맡았다. 그랬던 그가 오현석 디블락 대표와 함께 비상장 주식 관리 플랫폼 캡박스를 공동 창업했다.

캡박스가 설립될 무렵, 두 사람과 역삼역 길거리에서 자주 마주치곤 했다. 점심을 먹으러 갈 때마다 봤다고 해도 될 정도다. 처음에는 당연히 홍 변호사가 오 대표에게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만날 때마다 두 사람은 함께 다녔다. 동업이 아니고는 이럴 리가 없는데… 궁금함을 못 참은 나는 홍 변호사에게 물어봤고, 추측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홍 변호사도 언젠가는 스타트업 창업을 할 거라고 짐작했다. 다만 그게 가까운 미래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블록체인 사업이 아닐 거라는 생각은 더더욱. 그래서 궁금했다. 홍 변호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느슨하게 인터뷰 섭외를 하던 차에 홍 변호사는 비상장주식 안전거래 서비스 엔젤리그를 세상에 내놓았다는 소식을 들려줬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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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았던 어느 날, 홍승진 변호사를 만났다. 길가에는 벚꽃이 활짝 폈다. 홍 변호사는 생각에 잠겼는지 거리를 걷다 잠시 멈췄고, 만개한 벚꽃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고는 2018년 봄을 이야기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였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걸까? 홍 변호사는 단지 시행착오를 길게 겪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세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사용하면 블록체인 업계에도 봄은 다시 온다는 것. 홍 변호사도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어쩔 수 없이 적용하게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렇게 홍 변호사는 과거와 현재를 말했고, 미래를 꿈꿨다.

-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처음 구매한 비트코인을 제 지갑으로 옮겼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인터넷에서 돈을 마음대로 옮길 수 있었으니까요. 마치 옛날에 이메일이나 인터넷 채팅방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기분과 같달까요? 그때부터 비트코인의 매력에 빠져서 백서를 읽고, 관련 책과 커뮤니티 글을 찾으며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러다 혼자 공부하는데 한계를 느껴 TES에 가입해 함께 고민했습니다.”

- TES는 어떤 모임인가요?

“TES는 블록체인 스터디 그룹인데요. 언블락의 이희우 대표님이 스팀잇에 작성한 글 ‘토큰 이코노미 선언문’에 공감한 사람들이 모여 시작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고 모험하기를 좋아하는 분들이었죠. 또 초대 회장이었던 이희우 대표님을 비롯해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가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토론을 많이 벌였습니다.

스터디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정도 했는데요. 주말 저녁에 나온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공부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다들 함께 배우고 부딪히면서 빠르게 성장했죠. 스터디를 같이 하던 식구들 중에 블록체인 업계로 넘어간 분도 많았고요. 저 역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여러 블록체인 관련 자문을 맡았습니다.”

- 주로 어떤 자문을 맡았나요?

“아무래도 토큰 공개(ICO)처럼 법 · 판례가 없는 사례의 자문을 맡는 경우가 가장 많았어요. 불법이다 아니다 단정 짓기 어려운 것들이죠. 이건 변호사로서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법 · 판례가 없는 것도 문제였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했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비슷한 사례나 해외 사례를 참조하면서 현재 법 체계를 바탕으로 의견을 낼 수밖에 없었죠. 당연히 블록체인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고요.”

하지만 홍승진 변호사는 블록체인 관련 자문을 더 잘하기 위해 TES에 가입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자신도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 블록체인 사업을 하고 싶었다?

“블록체인 백서를 읽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가 나와요. 그만큼 블록체인 기술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는 거죠. 저도 블록체인 산업이 열리는 와중에 새로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블록체인 공부를 할 때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곤 했습니다.

사실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로펌을 나오기 전부터요. 그렇다고 변호사를 무작정 그만 둘 수는 없으니, 일단 개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조그마한 거라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업을 잘하는지 테스트하는 차원에서요. 그래서 4년 전에 ‘케이스마스터’를 만들었고,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발전시켜왔습니다.”

케이스마스터는 법조계 종사자가 법원의 변론기일 같은 일정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이다. 홍승진 변호사는 자신이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했다. 홍승진 변호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스마스터의 재방문율은 90%에 이른다.

- 결국 블록체인 사업을 하지는 않았는데요.

“사람들이 인터넷 초기에 상상했던 것들은 대부분 현실이 됐어요. 블록체인 기술도 그렇게 현실화되는 게 나올 것 같았죠. 그래서 TES 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연구했지만,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가치를 제공할 만한 서비스를 생각하기가 어려웠어요.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죠.”

- 업계 전반적으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너무 꽂혀서 그런 것 같아요. 보통 문제를 발견한 다음에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문제가 없다면 애초부터 해결책을 찾을 필요도 없으니까요. 비트코인만 해도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인 간(P2P) 전자 화폐의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어요. 이 해결책은 지금도 일정 부분 유효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는 접근 방법이 바뀐 것 같아요. ‘블록체인’이라는 해결책을 갖고 어떤 문제에 접목할 수 있을까 찾으려고 하죠.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요?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억지로 쓰려고 하면 안 돼요.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지 않는 게 훨씬 낫기도 하고요. 이렇게 블록체인 기술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최대한 생각하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생길 겁니다. 거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거죠.

정리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서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조금 더 좋게 만드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불가능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쓰지 않고서는 어찌할 수 없는 그런 서비스여야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자에게 가치 있게 쓰일 수 있습니다.”

- 그런 서비스를 좀 더 빨리 찾도록 할 방법이 있을까요?

“무언가를 억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법 · 제도를 개선한다고 해도 업계를 살릴 수는 없어요. 여건이야 좀 나아지겠지만요. 기술이 더 발전하든, 세상이 블록체인 기술을 원할 때까지 기다리든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야 업계가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프로젝트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찾아내야 하는 거죠.”

- 최근 오현석 대표와 스타트업 ‘캡박스’를 창업했는데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케이스마스터 서비스를 몇 년 동안 운영하다 보니, 서비스라는 것이 참 재밌고 저와 잘 맞다는 생각을 했어요. 법률 자문은 고객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시간적 한계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앱은 달랐어요. 수천, 수만 명이 서비스를 이용했죠. 그래서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다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블록체인 스터디를 했던 건데, 아쉽게도 블록체인으로는 할 만한 것을 찾지 못했어요.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오현석 대표가 전화를 해왔어요. 자기는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죠. 그동안 수많은 블록체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들으면서도 이걸 누가 쓸까 싶었는데, 오현석 대표의 아이디어를 듣고 나니까 오랜만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오현석 대표와는 스터디를 같이 하면서 신뢰가 쌓이기도 했고요.

제가 기여하기에도 좋은 사업 아이템이었어요. 세상에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잖아요? 그중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하면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고요. 오현석 대표가 이야기한 사업 아이템은 법률 관련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같이 하게 됐죠.”

- 스터디 그룹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지는 못했지만, 함께할 사람을 얻었네요.

“그렇죠. 지금도 TES에서 함께 했던 분들과 계속 인연이 이어지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다른 업계를 떠난 분들도 여러 스타트업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TES 마피아가 되지 않을까요(웃음)?”

TES 마피아는 전자상거래 프로그램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스타트업을 설립하거나 투자한 페이팔 출신 인사를 이르는 ‘페이팔 마피아’를 빗댄 표현이다. 페이팔 마피아로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유튜브 설립자 스티브 천 등이 있다.

- 캡박스는 비상장 주식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서비스지요? 최근 비상장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엔젤리그’를 출시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켰는데요. 블록체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ICO가 한창 유행할 때 이오스 ICO에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이오스가 외국의 프로젝트인데도 개인이 쉽게 투자할 수 있었죠. 그것도 프로젝트 초기에 말입니다. 이런 게 가능하다는 사실에 짜릿함을 느꼈어요. 만약 이오스가 주식회사였다면 투자하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외국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한국 스타트업이라 해도 주주가 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니까요. 이런 장벽을 낮추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현석 대표와 이야기하면서 사업 모델을 다듬었고, 엔젤리그 서비스가 나오게 된 거죠.”

-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때는 보통 38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하는데요. 어떤 문제를 개선하고 싶었나요?

“비상장 주식 분야로는 38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유명한 사이트죠. 저도 이용해봤는데, 너무 불편했어요. 우선 매도자가 주식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또 주식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단위로 거래되다 보니 소액을 사고 싶은 저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죠. 명의개서 관련 절차도 너무 복잡하고요. 그래서 저처럼 법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엔젤모델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면 많은 사람이 비상장 주식을 쉽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 엔젤리그를 통해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엔젤리그는 조합 명의로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보유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조합을 만들어서 주식을 매수하는 거죠. 그래서 소액으로도 스타트업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매도 희망자 찾기 · 주식 보유 여부 확인 · 명의개서 등 어려운 절차는 리드 조합원이 전부 대신 처리해줍니다.

또 개인 자격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나중에 팔려고 할 때 절차가 번거로운데요. 주식 규모가 적으면 거래하기도 쉽지 않고요. 그런데 조합으로 있으면 리드엔젤(리드 조합원)이 매수 희망자를 찾는 역할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편하죠.”

- 조합은 어떤 기업에 투자하나요?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그중에서도 IPO에 근접한 수준의 회사를 선정하려고 해요. 비상장 주식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죠. 물론 플랫폼이 성장하면 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가격대에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나요?

“38커뮤니케이션 같은 사이트를 통해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는 기업이라면 그 가격보다 조금 저렴하게 매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내부에서도 그 정도면 괜찮은 거래라는 판단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시장 가격이 형성되지 않은 기업은 기업가치를 산정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VC가 투자한 시점에 형성된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삼아요. 또 비상장 주식은 거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에 모집하는 비결이 있나요(웃음)?

“전적으로 리드엔젤의 능력이죠(웃음). 아무래도 리드엔젤이 주주와 협상해서 주식을 가져오는 거니까요.”

- 투자금 회수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보통은 기업 공개(IPO)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리드엔젤이 매수 희망자를 찾아 거래를 하는 방법도 있고요. 주식 매도 여부는 조합에서 결정합니다. 각 조합원의 투표를 거쳐 과반이 넘는 의견에 따르는 거죠. 그래서 같은 스타트업의 주주라도 속한 조합이 다르면 투자금 회수 시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는 지금 3개의 조합이 있는데요. 어떤 조합은 매수 희망자와 거래해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고, 어떤 조합은 IPO나 M&A 시점까지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추후에는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 얼마 전 오현석 대표는 인터뷰에서 100% 신뢰도를 요구하는 증권 쪽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어요. 개인 간 증권 거래를 지원한다면 엔젤리그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블록체인 기술을 일부러 쓰지는 않으려고 해요. 어쩔 수 없이 블록체인 기술을 쓰게 될 날이 오길 기대하지만요. 그래도 블록체인 세상에서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오스 ICO에 참여했던 경험처럼 말입니다.”

- 공대를 나와 변호사의 길을 걷고, IT 서비스 제작에 스타트업 창업까지. 변호사님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모토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자’입니다. 그래서 생각이 나면 바로 실행에 옮겨요. 케이스마스터 서비스 앱도 결심하자마자 바로 만들었습니다. 그 일을 계속할지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결정해요. 반응이 없으면 그만하는 거고,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는 거죠. 어쨌든 하고 싶은 게 떠오르면 실행에 옮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 하지만 활동 영역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선택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했나요?

“사람들을 보면 타인을 의식하면서 선택을 내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남들이 좋다고 하거나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쪽으로 가는 거죠. 그러다 보니 자기와 맞지도 않고, 치열한 경쟁에 부딪히는 것 같아요.

저는 제 경험이나 지식 · 능력을 세상에 도움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이 일을 하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민했죠. 지나고 보면 이렇게 선택하는 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줬던 것 같아요. 세상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거니까요.

엔젤리그도 제가 잘할 수 있고, 변호사로 일하는 것보다 세상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거예요. 다행히 서비스의 반응이 좋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계속하겠지만, 그래도 세상이 원하는 쪽으로 꾸준히 개선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앞으로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김도윤 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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