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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1700조 넘었다, 살림 성적표 줄줄이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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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

꼭 갚아야할 국가채무도 728조

세수는 줄고 복지 등 씀씀이 커져

재정수지 금융위기 뒤 최대 적자

올해 GDP 대비 채무 첫 4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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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최근 두 달간 명동 상권의 매장방문객은 90.6%가 줄었다. 7일 오후 휴업 중인 서울 명동 상점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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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대를 넘어서는 등 나라 살림 형편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최악의 기록을 써내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부진 대응을 위해 쓸 곳이 많아진 데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퍼주기’ 경쟁을 하고 있어 재정 건전성 악화가 심각할 수준이 될 거란 진단이 나온다.

정부가 7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1743조6000억원이다. 2018년(1683조4000억원)보다 60조2000억원(3.6%) 늘었다. 국가부채는 중앙·지방정부의 채무(국가채무)에 공무원·군인·예비 퇴직자 등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의 현재가치(연금충당부채)까지 더해 산출한다. 미래에 지출해야 할 ‘잠재적인 빚’까지 고려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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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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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부담을 제외하고 정부가 꼭 갚아야 할 부채인 국가채무는 72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국가 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전년보다 48조3000억원 늘어났다. 증가 폭은 2015년(58조3000억원) 이후 최대다. 지난해 통계청의 추계인구(5170만9000명)를 고려하면 국민 1인당 1409만원 수준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2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17조6000억원 적자) 이후 10년 만에 최대 폭이다.

이는 경기침체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세수가 1조3000억원 덜 걷힌 데다, 복지 지원 등 재정확대로 지출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방교부세(지방자치단체의 행정운영 재원을 국가에서 교부하는 것) 10조5000억원을 지난해 정산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 등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 상황이 얼마나 양호한지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4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990년 통계 집계 후 적자가 최대 규 모다. 전년보다 43조8000억원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2.8% 적자로 2009년(-3.6%) 이후 10년 만에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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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관리재정수지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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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라 곳간 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올 2월 재정 총수입은 26조5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총수입 가운데 국세 수입은 1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8000억원 감소했다. 거둬들인 세금이 줄었다는 얘기다.

반면 2월 지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조2000억원 늘어난 5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2월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연초부터 재정을 조기 집행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통합재정수지는 26조6000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도 29조3000억원 적자로 2011년 집계 이래 2월 기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1차 추경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를 훌쩍 넘기게 된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고려하면 이 비율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비영리 공공기관,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를 포함하면 실제 한국 경제가 짊어져야 할 빚 부담의 증가 속도는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9%대의 예산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나랏돈을 많이 풀었다. 특히 올해 512조 3000억원 규모의 슈퍼 예산을 짜면서 적자 국채를 60조원 어치 발행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발 경제 위기가 닥치며 나랏돈 씀씀이는 더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미 내놓은 정책만 11조7000억원 규모의 ‘코로나 극복 추경’을 포함해 132조원 규모다.

“한국경제 장점인 균형재정 유지 포기해선 안돼”

여기에 경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비롯한 국민의 소득 보전·소비 진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까지 결정했다. 당초 소득 하위 70%에 대해 주기로 했는데, 여당을 포함한 정치권은 전 국민에 대한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4인 가족 100만원 지급 시 소요 재원이 당초 9조1000억원에서 13조원까지 늘어난다는 게 여당의 추산이다. 여당과 정치권은 “당장 급한데 재정 건전성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부에 더 돈을 풀라고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채무 수준이 이미 위험 수준에 와있다고 우려한다. 앞선 1차 추경만으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2%를 찍게 된다.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0%를 사상 처음으로 넘기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가 재원마련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집행 부진이 예상되는 사업, 유가·금리 하락 등으로 소요가 줄어든 사업 등의 구조조정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의 규모를 늘릴 경우 추가 국채 발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차 추경 등 이미 벌어진 위기를 넘기는 데에는 가계·기업에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등 확장적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뒤에도 경제가 계속 수렁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선 향후 정부의 지출 기조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무차별적 돈 뿌리기 카드를 흔들어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감소가 현실화한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이 미래 세대에게 큰 빚더미를 떠넘기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자행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장점인 건실한 균형 재정 유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허정원·임성빈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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