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긴급재난지원금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긴급재난지원금 예산 편성을 위해 미래통합당에 긴급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야당이 동의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재정명령 건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는데요. 각 당이 총선을 앞두고 긴급재난지원금 금액을 다 올리고 있습니다.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던지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받았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길까요. 심지어 이 원내대표 황 대표의 제안을 "환영한다"고까지 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재난지원금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입장 변경을 환영합니다. 야당만 동의한다면 민주당 역시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전 국민에게 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은 단비가 될 거라면서 "'쇠뿔도 단김에 빼라'했다, 총선이 끝나는 즉시 국회를 소집해 4월 16일에 2차 추경을 처리하자"고 말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긴급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합니다. 선거가 한창이지만 여야가 시급히 만나서 통 크게 합의하는 모습을 우리 국민에게 보여준다면 우리 국민들은 매우 든든해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후 사정을 좀 살펴볼까요.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된 후 정치권에선 국민 주머니에 직접 현금을 꽂아주는 긴급 재난지원금 논의에 불을 지폈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최대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자, 제1야당인 통합당은 "총선용 매표행위"에 불과하다 날을 세웠죠. 청와대는 '소득하위 70%'를 지급 대상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전 국민 1인당 50만 원 지급으로 입장을 바꾼 겁니다.
[황교안/미래통합당 대표 (지난 5일) : 미래통합당은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즉각 지급하라.]
입장을 전격 선회한데 대해선 정부 정책이 과거 소득 기준이라 피해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 70% 경계선에 있는 이들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재원에 있어서는 추경 대신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형준/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 새로 빚을 늘리는 게 아니고, 지금 정부 입장은 추경을 해서 빚을 늘려 갖고 하자는 거고 우리 입장은 기존 예산 범위 내에서 하자는 겁니다.]
재원 얘기만 빼면 어쨌든 여야 의견이 모였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소위 '선거용 포퓰리즘 공약'이란 야당 공세를 피할 수 있고 통합당도 당장 먹고살기 어렵단 국민들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 윈윈이 될 수도 있겠죠. 청와대에 긴급 재정명령 발동도 건의하겠다고 했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지난달 30일) : 대통령이 헌법상에 보장된 재정에 대한 긴급명령으로라도
예산의 조정이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그동안 '발동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일각의 법리적 검토 때문에 정쟁을 피하려고 긴급재정명령 발동 요청을 자제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1야당이 동의하는 만큼) 그 요청을 주저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인 건지. 정부 발표가 있기 전 정치권이 미리 중지를 모았다면, 정책을 또 뒤집을 일도, 국민들이 헷갈릴 일도 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국은 총선이겠죠. 오늘은 4월 7일, 이제 약 일주일 뒤면 총선입니다.
여전히 반대 의견도 있는데요. 경제적 타당성이나 재정 고민 없이 일단 현금 살포로 표심을 산 단 비판입니다.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라며 "모든 정당이 허경영 당을 닮아간다"고 꼬집었죠.
그런데 닮아간다고 하긴 아직 멀었습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의 허경영 대표 아예 단위가 다릅니다. 코로나19 긴급생계지원금 18세 이상 국민들에게 1억 원씩 일시불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허경영/국가혁명배당금당 대표 (지난 3일 / 화면출처: 유튜브 '본좌 스튜디오') : 만 18세가 아닙니다. 그냥 18세부터 1억씩을… (네, 네.) 중산층을 다 주게 되면 약 2000조가 들어가는데, 양적완화를 통해서 그거를 신속히 줘야 우리 경제가 삽니다. 그리고 또 가계부채 1600조가 없어져 버려요. 왜냐하면 자녀 3명만 있어 보세요. 5억이 들어오잖아. 웬만한 집은, 월세 사는 사람도 전세로 갈 수도 있고 그 돈 가지고 사업을 할 수도 있고. 목사님도 1억, 그게 적은 게 아닙니다.]
1억, 적은 돈 아니죠. 허경영 대표는 "긴급 생계지원금은 내가 최초 주장했다"면서, "어설프게 나를 따라 하지 말고 그냥 나를 대통령 시켜라"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죠. 오히려 이젠 여야가 아닌 당정 간 입장을 조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전 국민 지급 계획에 대해 "전혀 검토된 바 없다"면서 "하위 70%대상 지급도 일주일도 안 됐는데, 전 국민 확대 지급을 논의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론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한 대로 2차 추경안을 신속히 제출하겠단 계획입니다.
[제3차 비상경제회의(지난달 30일) : 재정 여력의 비축과 신속한 여야 합의를 위해 재원의 대부분을 뼈를 깎는 정부 예산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겠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관련한 발제는 여기서 정리하고요. 들어가서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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