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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재난지원금, 통합당이 민주당 같고 민주당이 통합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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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the300]코로나가 바꾼 당색…유승민 "여야 국가혁명배당금당 닮아가"

머니투데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사진=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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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여야 당색이 바뀐 모양새다. 재난기본소득에 딴죽을 걸었던 보수정당이 전례 없이 파격적인 '전국민 지급안'을 내놓고 진보진영인 여당은 그보다 폭이 좁은 '전가구 지급안'을 내놓으면서다.

정부와 여당의 재난지원금을 '현금살포', '매표행위'라고 공격해온 미래통합당은 갑자기 전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제안을 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난 5일 대국민 브리핑을 열어 "대통령이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일주일 이내로 금융기관을 통해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게 하라. 필요한 25조원 가량의 재원은 2020년 예산인 512조원을 재구성해 조달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황 대표는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 4인 가구에 100만원을 지급하는 안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많은 불만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긴급재난대책은 지역·소득·계층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총선이 끝나는 대로 모든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도록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급물살 물꼬를 보수정당이 튼 셈이 됐다.

다만 민주당은 소득 하위 70%에서 대상을 확대했으나,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으로 통합당 보다 파이가 작다. 민주당 안은 13조원의 재원을, 통합당 안은 25조원의 재원을 각각 필요로 한다.

긴급재정명령도 야당이 제안해 여당과 정부가 받아 검토하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 제76조에 근거한 대통령의 권한이다. 천재지변이나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할 때, 국회의 승인 없이도 대통령이 재정·경제적으로 필요한 처분을 하거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국회의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현안점검회의에서 "민주당은 정쟁을 피하려 긴급재정명령권 발동 요청을 자제했다"며 "이제 야당이 동의하는 만큼 발동 요청을 주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이 끝나는 즉시 임시국회를 소집해 4월16일부터 추경을 처리하고 4월 중 (전 국민 대상) 지급을 마치도록 속도를 내겠다"며 통합당에 긴급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여야 모두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자는 쪽으로 한목소리를 낸 것은 총선을 앞두고 ‘선별 지급’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적 관심을 받는 재난지원금 정책을 양당 모두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현금 지급 경쟁이 불붙는 '표(票)퓰리즘'이란 비판이 나온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황교안 대표의 '1인당 50만원 지급' 발언에 대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 했다"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통합당이 보수색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정책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정당은 건전보수 정당"이라며 "그런데 건전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이 허경영씨가 만든 국가혁명배당금당으로 수렴한다고 비판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은 성인 1인당 1억씩 생계지원 지급을 공약했다. 유 의원은 "민생당, 정의당 등 대부분 정당들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거의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여야 모두 기획재정부 원안(정부안)으로 돌아가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해진 기자 realse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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