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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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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이재명에 n번방까지···욕먹어도 "공작" 외치는 김어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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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나팔수인 김어준씨가 또 공작 타령을 시작했다.”(조성은 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개인의 망상이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다.”(김진아 여성의당 선대위 대변인)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가 제기한 ‘n번방 음모론’에 7일 정치권이 들썩거렸다. 김씨는 전날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미래통합당이 당내에 n번방 연루자가 있다면 퇴출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냄새가 난다. ‘더불어민주당의 n번방 연루자가 있을 예정이니 정계에서 완전히 퇴출해라’라는 메시지를 예언처럼 하는 것”이라고 공작설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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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 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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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정치권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조성은 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터줏대감이자 오리지널 나팔수인 김씨는 이토록 비극적이고 참담한 반인륜적인 성고문, 성착취 범죄 사건에서 또 공작 타령을 시작했다”고 했다.

문정선 민생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악의적으로 정치공작을 벌였다가는 참혹한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고 김진아 여성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김어준의 망언은 n번방 가해자로 밝혀질 ‘그 친구’를 위한 정치공작”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간 김씨는 정치 음모론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2011년 4월~2012년 12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방송한 후 잠행기를 보낸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무렵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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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 김용민 팟캐스트(오른쪽부터)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고(故)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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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2017년 4월에는 대선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을 발표하면서다. 2012년 대선 개표 때 투표지 분류기에서 미분류표로 나온 박근혜 후보 표가 문재인 후보보다 1.5배 많은 게 수상하다는 게 골자였다.

그는 '미투 공작설'도 제기했다. 2018년 2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서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어떻게 보이느냐. 첫째 섹스, 좋은 소재고 주목도 높다. 둘째 진보적 가치가 있다. 그러면 피해자들을 준비시켜 진보 매체를 통해 등장시켜야겠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라고 말했다.

한 달 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정봉주 전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미투 사건이 터지자 “안희정에서 봉도사(정봉주)까지. 제가 공작을 경고했다. 그 이유는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당시 여성계는 물론 여권도 강하게 비판했다. 배우 김여진씨는 “공작, 음해 같은 소리 말라”고 했고,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과 문재인 정부가 무슨 관련 있느냐”고 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통해 정봉주 전 의원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씨는 2018년 8월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배후설’도 제기했다. 이 지사는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전후해 형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에 휘말렸다. 이에 김씨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보수 진영의 최종 목표는 이 지사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실패다. 절대악이라는 기준을 세워버리면 분열시키기는 참 쉽다. 보수 세력과 작전 세력이 이 지사를 절대악으로 만드는 데는 상당 수준 성공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민주당 자매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언급해 통합당으로부터 하차 요구를 받고 있다. 선거방송 심의규정상 중립의무를 어겼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달 27일에는 '다스뵈이다'에서 “문재인 정부는 남은 2년이 전부다. 다음 기회 같은 건 없다. 1당이 되는 거 보다, 압도적 다수당이 되는 거 보다 중요한 개인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공작설’에 대해 통합당 관계자는 “n번방 사건에 민주당 인사가 연루되더라도 이는 통합당의 공작 때문이라고 미리 방어막을 친 것”이라며 “민감한 사회 현안을 진영논리로 보고 민주당 지지자를 뭉치게 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현일훈·박현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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