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 관계 없이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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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선별 지급에 따른 논란 적지않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지역·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일괄지급하자는 얘기다.
민주당은 행정력 소모 및 지급 기준의 모호함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족 기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을 키웠다. 부랴부랴 지난 3일 ‘건강보험료 소득 하위 70% 대상, 대자산가 제외’라는 원칙을 추가했다. 하지만 누가 ‘대자산가’인지에 대한 기준은 없었다. 게다가 자영업자에 대한 건강보험료는 2018년 소득으로 책정된다. 코로나 19 여파로 문을 닫은 영세상인이 재작년에 돈을 잘 벌었다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선별지급에 따른 사회적 논란이 적지 않다”며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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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제안대로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면 선별 작업이 필요가 없어 지급 시기는 단축될 수 있다. 민주당은 빠른 지급을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4‧15 총선 직후 신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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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7조원도 빠듯한데...." 부담스러운 기재부
정부는 혼란에 빠졌다. 기재부는 재난지원금 소요 재원 9조1000억원 중 지방자치단체 부담분(2조원)을 제외한 7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준비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은 대부분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면서도 “혹시 부족하다면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7조원 마련도 빠듯한데, 여당 요구가 관철되면 돈이 더 들어간다. 여당은 4인 이상 가구 100만원 지급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면 13조원이 소요될 거로 추산했다. 국회가 이미 의결한 11조7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만으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올해 41.2%가 된다. 재정 건전성의 마지노선인 40%를 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곳간 지기 역할을 하는 기재부 입장에선 뒷감당이 부담스러운 수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상경제회의에서 정해진 원칙에 따라 추경안을 준비 중”이라며 “당에서 공식적으로 제안한 게 아니어서 제안이 오면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7조원 안팎의 추경안을 제출하고 국회에서 증액하는 형태를 띨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도 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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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뀐 '원칙'에 혼란 이어질 듯
당·정·청이 내놓은 원칙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흔들리면서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정·청이 제대로 된 기준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니 국민만 헷갈리게 됐다”고 말했다. 현실론도 있다. 최현수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건강보험료는 최근 소득변동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등 재난지원금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문제가 많았다"며 "현재 상황에선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일괄 지급하는 게 현실적이고 대신 연말정산 등을 통해 고소득층 지급분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벼랑 끝에 몰린 서민 지원이라는 재난 지원금의 취지는 가려지고 정치 논리가 앞서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난지원금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면 영세상인과 저소득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며 “선거를 앞두고 지급 기준 논란이 생기니 경제적 효과와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려는 뒤로 미룬 채 선거 국면을 고려해 결국 다 주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하남현·임성빈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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