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2兆, 지자체로…충북·경남등 자체지원 포기
지원기준 다른 부산도 `쩔쩔`…강원도 지방채 발행 검토
정부 "지자체와 포괄적 협의 통해 지방비 확보대책 마련"
서울·경기 등 정부 지원금과 자체 지원금을 같이 주기로 한 지역과는 달리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자체는 자체 사업을 포기하거나 빚을 내서 예산을 마련하려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어 지역별 격차와 그에 따른 지역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왼쪽 세번째)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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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9조 1000억원 중 20%인 약 2조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한다. 이에 재정상황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지자체는 중복 수령하는 등 자체 지원 사업과 연계해 활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준비하던 지원금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우선 충청북도와 경상남도는 도내 중위소득 100%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자체 긴급재난생활비 지원계획을 철회했다. 정부가 제공하는 긴급재난지원금만으로 대체하기로 한 것. 세종시도 부족한 예산 탓에 소득하위 50%를 대상으로 했던 긴급재난생계비를 긴급재난지원금과 중복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나마 정부와 동일하게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자체 지원사업을 준비해온 지자체들은 정부 지원금으로 대체할 수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다른 기준과 방법으로 자체 지원사업을 준비하던 지자체는 예산 부족에 진통을 겪고 있다. 부산의 경우 전년도 연 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 등에 업체당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었다.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했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에 추가로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라 빚이라도 내서 예산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도 소상공인, 차상위계층 및 기초연금 수급자 등 8개 분야의 약 30만명에 40만원을 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도 차원의 지원금 지급 대상에게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중복 지원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도는 지자체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급여부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워 예산 마련을 위해 지방채 발행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재정여력이 양호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들은 긴급재난지원금과 자체 지원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서울시는 고심 끝에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긴급생활비와 긴급재난지원금을 중복으로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서울 5인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수혜 대상 가구는 긴급생활비 50만원에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합해 150만원을 받는다. 경기도와 소속 일부 시·군은 모든 도민에게 주는 재난기본소득을 재난지원금의 정부분 80%와 함께 지급하고, 인천은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상위 30%에게 25만원을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지자체의 재정여력에 따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추가 지원을 하기도 하지만, 자체 지원을 포기하거나 심지어 빚을 내서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을 마련하려는 경우도 있어 지자체별 지원 수준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예산 마련을 위해 지방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이어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기도와 같이 자체 지원금으로 지자체 부담분을 대체하는 방식도 포괄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범정부TF 관계자는 “경기도 같이 지방비를 따로 준비하지 않는 방식과 다른 지원 사업으로 지방비 마련이 어려운 지자체 등 각각의 지자체와 협의해 예산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긴급재난지원금 취지에는 모든 지자체가 같은 생각이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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