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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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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개입에도 러·사우디 ‘유가 전쟁’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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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사우디 ‘감산 결렬’ 책임 전가 / OPEC+회의 9일로 연기 난항 예고

세계일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 석유시설. AFP연합뉴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가 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에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지난달 초 OPEC+(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의 감산 협상이 결렬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 외무부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실의 발표는 진실을 왜곡했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그 (감산) 합의를 거부한 쪽은 러시아였다. 사우디와 나머지 22개 산유국은 감산 합의를 연장하고 더 감산하자고 러시아를 설득했다”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도 미국의 셰일오일을 겨냥해 사우디가 감산 합의에서 발을 뺐다는 러시아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협상에 참여한 모든 산유국이 4월부터 감산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처음 말한 장본인이 러시아 에너지장관”이라며 “이 때문에 각 산유국이 저유가와 손해를 메우려고 증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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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Xinhua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감산 제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달 6일) OPEC+의 감산 합의를 결렬시킨 쪽은 러시아가 아니었다”라며 사우디에 책임을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1000만∼1500만배럴 감산 제안에 대해 “OPEC+ 틀 내에서 다른 산유국과 합의할 준비가 됐고 미국과도 협력하겠다”며 “하루 1000만배럴 안팎을 감산하는 안건을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는 4일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OPEC+긴급 화상회의와 관련해 “OPEC이 당초 6일에서 9일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의에서 산유량 감산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회의 직전 일정이 변경되면서 감산 협상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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