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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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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정제마진에 한 숨…'유가전쟁'보다 수요 감소가 더 큰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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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내 넥슬렌 공장 전경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 간 '유가 전쟁' 가운데 감산 합의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정유업계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정제마진이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원재료 투입 시차효과(1M lagging margin)는 -3만1000원(/bbl)을 기록했다. 이는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정유업계 업황이 안 좋았던 2014년보다 더 낮은 수치다.


2014년 국내 정유4사의 매출액은 156조2000억원, 영업손실 7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5%였다. 당시 원재료 투입 시차효과는 일간 최저 기록이 -1만5000원(/bbl) 수준으로, 현재보다 나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적자를 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에 저유가, 코로나19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며 "현재 유가 급락으로 1개월 전 높은 유가가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정유업계는 산유국 간 유가 전쟁 종결보다 석유제품 수요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유사의 이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 스프레드를 높이려면 소비가 늘어나야 한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 당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은 3월 셋째주 -1.9달러, 넷째주에도 -1.1달러로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유사가 공장을 돌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난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는 정유사의 원유수입관세를 2개월 유예해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세금 유예만으로는 현 상황을 버티는 것조차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시적으로 원유수입관세 및 석유수입부과금을 인하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유사는 산업 특성상 수요가 줄었다고 가동률을 크게 조정할 수 없는데다, 현 상황이 얼마나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어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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