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2일 리트윗한 ‘김칫국 마시다’ 트윗.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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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막바지 ‘김칫국 마시다’라는 트윗을 인용해 논란이 됐던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다소 군색한 변명을 내놨다. 한국 정부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비꼬는 듯한 트윗을 리트윗(인용)한 뒤 논란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공부 중인 한국어 구문을 언급했을 뿐이며 ‘김치를 즐겨 먹고 한국 문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악의는 없었다’고 주한미군은 설명했지만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주한미군은 3일 “에이브럼스 장군은 대한민국 정부나 합동참모본부, 그리고 한미연합사령부와의 회의나 대화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한국어 구문과 은유들을 매주 배우고 있다”며 “이는 그의 통역관이 번역시에 놓칠 수 있는 미국의 구문을 사용하는 대신에 한국문화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사한 표현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입장을 내놨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다른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김칫국 마시다’라는 문장이 적힌 사진을 리트윗했다. 사진에는 ‘김칫국 마시다’(to drink kimchi broth)는 ‘달걀이 부화하기 전에 닭을 세다’(to count one’s chickens before they hatch)’와 같은 뜻이라고 설명이 붙어 있다. 그는 “나는 오늘 부화하기 전 닭을 세지 말라는 것이 적절한 때가 될 때까지 김칫국을 마시지 말라는 것과 같다는 것을 배웠다”고 적었다.
앞서 1일 SMA 타결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정부 안팎에서 흘러나왔고 외교부는 “고위급에서도 계속 협의해 왔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타결 전망을 ‘김칫국 마시다’라는 말로 조롱한 듯 비춰져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주한미군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트윗은 악의가 없는 것으로, 특히 한국 문화를 존중하고 김치를 즐겨 먹기 때문에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SMA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배우고 있는 한국어 구문을 단순히 언급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처럼 SMA 타결을 앞둔 민감한 상황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트윗을 한 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SMA 타결이 되지 않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국민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표현을 미군 고위인사가 했고, 이에 대한 해명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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