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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스트 벨트가 코로나 벨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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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주 확진자 7600명 美 4위

경제 쇠락해 병원없는 동네 수두룩

디트로이트 경찰 25% 자가 격리

재선 달린 경합주… 트럼프도 긴장

미국 내 '러스트 벨트(rust belt, 쇠락한 공업지대)'의 대명사인 중부 내륙 미시간주가 미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새로운 진앙이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현재 미시간주의 확진자 수는 7615명이며, 이 중 259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기준 미국 50주(州) 중 뉴욕·뉴저지·캘리포니아에 이어 넷째다. 인구가 미시간(1000만명)의 4배 수준인 캘리포니아주의 확진자 수(8553명)에 육박하고, 사망자 수는 캘리포니아(182명)를 추월했다.

미시간주 내에서도 디트로이트가 속한 웨인 카운티와 인근 마컴·오클랜드 등 '메트로 디트로이트'라 불리는 남부 세 카운티가 감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세 곳에서 발생한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미시간주 전체의 81%, 88%에 달한다.

가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자동차·철강 산업으로 번성했던 디트로이트는 1990년대 이후 도시 경제가 쇠락했다. 2013년에는 시(市)정부가 파산을 선언했을 정도다. 지금도 병원이나 식료품점이 없는 동네가 수두룩하다. 인구의 80%가 흑인이며, 3분의 1이 빈곤층이며, 수도가 끊긴 집도 많다. 병원이 있다고 해도 갈 돈이 없다. 이 때문에 평소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천식·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아오던 디트로이트의 흑인들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다고 N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디트로이트 헨리포드병원의 감염내과장인 마르커스 저보스 박사는 "천식 등 만성 폐 질환을 앓아온 사람들은 코로나 같은 호흡기 감염증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6월 개최 예정이었던 북미 최대 신차 발표 행사인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최근 취소됐다. 경찰서장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디트로이트 시내 경찰관의 25%가 자가 격리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경우 치안 공백 우려도 나온다.

올해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미시간의 상황에 애를 태우고 있다. 트럼프는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민주당)에 대해 "젊은 여자 주지사가 앉아서 연방정부 비난만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 대선에서 주요 경합주(스윙스테이트)로 꼽히는 미시간은 재선을 위해 트럼프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로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0.2%포인트 차로 힐러리 클린턴에게 이겨 미시간 선거인단 16석을 가져갔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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