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협상 타결 예상 나왔으나 지연중
미측 총액 요구액 대폭 낮춘 것으로 관측
한·미 정상 24일 통화 후 분위기 반전
트럼프 대통령 결심하면 빠르면 2일 타결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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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양국 실무 협상팀은 협정 문안을 놓고 세부 조정에 들어갔다. 협정 문안을 다듬는다는 건 타결이 그만큼 임박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 공식 협상을 시작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관건은 총액 타결이다. 미국은 협상 초기 요구했던 50억 달러(약 6조원)에서 대폭 제시액을 낮췄고, 한국도 기존(1조 389억원)보다 약간 더 인상된 폭을 제시하면서 최종 타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10차 SMA 총액보다 10% 안팎 인상한 액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방위비 규모는 ‘1조원대’ 액수로 실무진 사이에서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 국회 비준 문제 등을 들어 기존의 인상 폭을 고수하다가 막판에 수치를 변경했다고 한다. 협상에 정통한 한 정부소식통은 “그래도 한국 측은 원칙을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요구한 수십억 달러 선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 측이 그동안 요구해온 한반도 역외부담 부분을 철회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측은 그동안 기존 SMA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준비태세(readiness)'와 관련된 항목 신설을 요구해왔다. 지난 3월 협상에서 미측이 ‘SMA의 기존 틀’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한ㆍ미 협상팀은 SMA를 기존의 1년에서 다년간 적용하는 방식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년간 적용 방안은 한·미 협상팀이 협상 초기부터 공감했던 내용이다. 5년 적용이 유력시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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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측은 지난 주말 그동안의 요구에서 상당 부분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통화에서 양 정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것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진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장비 지원을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현재 한국 업체가 생산한 진단키트는 대미 수출을 앞두고 있다. 다만, 정상 간 통화에서 방위비 협상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당시 대화 흐름을 보면 전반적으로 한ㆍ미 관계에 긍정적인 내용이어서 이후 방위비 논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미국도 내부적으로 국내 이슈가 복잡한 상황이지 않나. 동맹과 어려운 문제에서 힘을 모으는 것도 서로 윈윈하는 방안이 아니겠냐”고 전했다. 코로나 공조가 방위비 협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양 정상 통화 이후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해 31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8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한·미가 이르면 1일 협상 타결을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 쪽에서도 그동안 고집해온 내용 중에 어느 정도를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지 않겠나. 타결이라는 게 양쪽이 아주 세밀한 것까지 맞춰봐야 한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협상이란 건 언제, 어떻게 타결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르면 2일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진의 합의안에 몽니(?)를 부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협상이 타결되는 대로 가서명과 공식 서명을 거쳐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 임기(5월 29일까지) 내에 국회 비준 등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타결이 선언되면 1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명에 대한 무급휴직 사태도 조만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문희·이유정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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