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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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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휘발유값·마진 다 추락…정유업계 1兆 적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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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국제유가 급락이 석유를 기반으로 제조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하락세로 이어졌다. 석유제품 수요위축에 정유사들의 마진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다. 이제 일부 정유사에 대해서는 1분기 조 단위 적자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394.07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300원대로 내려앉은 건 유류세 인하 정책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휘발유 가격은 이달 초만 해도 1500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초 1570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전반적 내림세를 보이긴 했지만 최근 한 달 새 하락폭처럼 급격히 떨어진 적은 없었다.

국제유가 폭락이 배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유 가격은 통상 2~3주 이후 휘발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다"며 "휘발유 가격도 이제 본격 하락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두 달 사이 약 48% 하락했다. 낙폭을 키운 것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 증산경쟁인데,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적 석유 수요 위축도 맞물렸다.

수요 위축과 석유 및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정유업계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행진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업계 수익성의 척도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3주차 기준 배럴당 -1.9달러였던 정제마진은 4주차에도 -1.1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업계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달러로 통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이달 3~4주차에는 석유제품을 만들 때 마다 배럴당 5달러 이상의 손해가 난 셈이다.

여기에 높은 가격에 구매해 둔 원유 평가가치 추락까지 겹쳤다. 이 같은 '재고평가손실'은 유가 급락세에 정유업계가 맞딱뜨리게 되는 최대 악재다.

이미 부진이 예고된 업계 실적에는 이제 빨간불이 들어온다. 올해 1분기 정유업체별로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이 기정사실화된 양상이다. 조단위 적자 가능성도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1조43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유가와 석유제품가격, 마진 추락이 2분기에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춘 중국 정유업계가 증산에 나서 석유제품 공급과잉 사태까지 빚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10달러대 진입이 초읽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고평가손실은 2분기에도 일부 반영될 것"이라며 "정제마진이 반등하지 못하면 2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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