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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총선 이모저모

[view] 총선, 여론조사의 무덤이라는데…“휴대전화 조사 맞을 것” “10%P는 빼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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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조사부터 휴대전화 표본 포함

휴대전화·집전화 비율이 쟁점

여당 지지자 과다 답변은 확연

전문가 “숫자 자체보다 추이 중요”

“틀려도 너무 틀렸다. 총선 여론조사가 고장 난 풍향계처럼 오류를 양산해 ‘무용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2016년 4·13 총선 이틀 뒤 중앙일보에 실린 ‘엉터리 여론조사’란 제목의 기사 도입부다. 실제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이 160석 이상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결국 122석으로 더불어민주당(123석)에 이은 2당에 그쳤다.

여의도에서 “총선은 여론조사의 무덤”이라고 말할 때 흔히 거론되는 사례다. 20대만이 아니었다. 이전 총선에서도 크고 작게 어긋나곤 했다. 19대 총선에선 박빙으로 봤으나 새누리당이 과반(152석)을 했다. ‘노무현 탄핵’의 역풍이 거셌던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 200석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결과적으로 152석이었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요즘 여론조사를 두고도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현재 추세대로면 180석도 가능할 것”이란 주장과 “이번에도 오류가 있을 것”이란 반박이 오간다. 그렇다면 이번엔 어떨까.

중앙일보

정당 지지도대로 가지 않는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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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건 2016년에 비해 개선된 게 있다. 당시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는 집전화만 가능했다. 새누리당이 과다, 민주당이 과소 대표된 이유였다. 당시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휴대전화 가상번호(통신사가 임의로 생성한 가상의 일회용 전화번호)로 조사할 수 있었는데 새누리당이 127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언론에서 보도된 지지율보다 15~20% 낮게 나왔다”(현경보의 『여론전쟁』)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논쟁거리는 있다. 대표적인 게 문재인 대통령(또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과다 답변’ 현상이다. 지난달 26일 여론조사공정의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40.2%로 통합당(28.6%)을 앞섰다. 그런데 응답자의 58.2%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다고 했다. 전체 유권자 대비(기권 포함)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31.6%였다. 이 같은 현상은 근래 총선 조사에서도 확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총선 때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물었을 때 민주당 후보란 답변이 실제 득표율을 크게 웃돈다는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 “여론조사상 민심이 왜곡돼 나타난다”고 비판하는 대목이다. 또 휴대전화·집전화의 비율을 어떻게 가져가느냐, 면접원 조사냐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냐의 쟁점도 있다. 지난해 한국통계학회가 5가지 조합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조사했더니 18%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는 발표도 있었다. 현재 조사업계에선 휴대전화로만 하는 곳도 있고, 집전화를 일부 섞는 곳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에 대해 “지난 지방선거 때도 문 대통령을 찍었다는 사람이 많게 나왔지만 여론조사가 맞았다”며 “이번엔 안 맞을 것이라고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하지만 “민주당 후보는 5%포인트쯤 더 나오고 통합당 후보는 5%포인트 정도 덜 나온다고 봤는데 근래 여론조사 피로도가 겹치면서 보수 지지자들이 여론조사를 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총선의 경우 더욱이 동별로 지지 성향이 크게 엇갈리곤 한다. 어느 동네 유권자가 응답했느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숫자 자체보다 추이를 보라고 말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31일 관훈토론회에서 “낙선될 것으로 예상됐던 후보가 당선되는 걸 여러 번 봤다. 여론조사에선 관심 있게 볼 것은 추세”라고 말했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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