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4번째 단거리 발사체 도발
지난해부터 개발한 무기 차츰 전력화
한국과 미국을 노린 추가 도발 우려
지난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은 전술유도무기라 부르는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ㆍ19-4) 2발을 사격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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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2발의 발사체를 쐈다. 발사체는 최대 고도 30㎞를 찍은 뒤 230㎞를 날아 동해 북동쪽에 떨어졌다. 일본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탄착했다고 발표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고도와 사거리로 보면 지난해 북한이 발사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19-3) 또는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ㆍ19-4)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ㆍ미 군 당국은 발사체의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은 이달 들어 4번째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 9일과 21일에 각각 초대형 방사포(19-5)와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추정하는 단거리 발사체를 사격했다. 한ㆍ미를 비롯한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는 데 여념이 없을 때 북한은 전술 무기를 계속 시험하고 있다. 북한군 내부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명이 넘었다는 보도(일본 요미우리 신문)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한ㆍ미는 북한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정보 판단을 내렸는데 북한이 다음 달 10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연다고 하자 이같은 정보 판단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날 발사가 코로나19에 대한 내부 불만을 잠재우려는 차원인지, 아니면 코로나19를 확실히 잡았다고 알리려는 의도인지 한ㆍ미가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추정) 발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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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수 전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6년 ‘4대 강군화 노선’을 발표하면서 ‘전법 강군화’와 ‘다병종 강군화’를 제시했다”면서 “이에 따라 북한은 2017년까지 미국을 상대로 하는 전략 무기(중ㆍ장거리탄도미사일)에 치중했다면, 지난해부터는 한국을 노리는 전술 무기(단거리 발사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차례 시험 발사했던 단거리 발사체를 올해 하나씩 전력화하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원래 이달 중 3~4차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고 계획했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도발 일정에 차질을 빚자, 수위를 낮춰 단거리 발사체로 협상의 저변을 쌓으려는 수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두현 연구원은 “북한은 비슷한 수준의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난 1월 무력기관(인민군)의 지휘성원(지휘부)과 군단장을 해임 또는 전보해 새로 임명한 사실을 공개했다”면서 “조직을 정비하고 신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전면전 능력을 키우려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류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한국의 허점을 타격하는 도발을 계획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철재·박용한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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