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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실신 권영진, 시장실엔 접이식 침대···한달전 겨울코트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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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병실서 생활하며 간호

야전침대 보니 접이식 침대

중앙일보

권영진 대구시장이 35일간 사용한 접이식 침대.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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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대구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의원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진 권영진 대구시장. 그는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까지 급히 받았다. 갑자기 쓰러진 것이 코로나와 영향이 있는 호흡 문제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간 지 사흘째. 그의 현재 상태는 어떨까.

권 시장의 측근은 28일 "경북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지난 금요일 저녁 순환기내과 한 병실에 입원 중인데, 지난 토요일부터는 전화로 업무 보고를 받을 정도로 회복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인이 병실에서 같이 생활하며 간호 중이다. 가족이 옆에 있는 것 자체가 회복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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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26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273회 임시회 본회의를 마치고 퇴장하던 중 이진련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타를 듣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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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시장의 코로나 검사 결과도 나왔다. 음성 판정. 갑자기 쓰러진 것이 코로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신경과와 심장내과 진료 등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 처음 내원 당시에도 피로 누적으로 인한 구토·어지럼증·가슴 통증·저혈압·안구진탕(눈동자 떨림)이 나타났었다"고 했다.

권 시장은 병원에 실려 가기 전까지 35일간 대구시장실에서 숙식을 이어갔다고 한다. 권 시장의 측근은 "접이식 침대에서 잠을 자며, 속옷만 가족이 전달해주고, 겉옷은 아예 갈아입지도 못한 채 생활했다. 한 달 전 시청에 올 때 입고 온 겨울 코트를 아직 그대로 입고 있을 정도다. 씻는 것도 목욕탕을 못가니 시장 집무실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런 생활을 하는 가운데 권 시장은 최근 긴급생계자금 지원 시기를 두고 민주당 인사들과 부딪히면서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긴급생계자금 현장 수령 시기를 4·15 총선 이후인 4월 16일부터로 정하자 민주당 대구지역 총선 후보자들과 시의원 등은 즉시 지급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긴급생계자금 지원 즉가 지급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기초의원, 시민단체 회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병원에 실려 가기 전인 지난 26일 오전 권 시장은 브리핑에서 “제가 몸이 거의 한계에 와있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피곤하다. 34~5일째 시청 야전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채홍호 행정부시장을 통해 "정신병원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확인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되는 중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273회 임시회 본회의를 마치고 퇴장하던 도중 이진련 의원의 질타를 듣다 어지러움을 호소하다가 쓰러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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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권 시장과 긴급생계자금 지원을 놓고 언쟁을 벌인 시의원이 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진련(44·비례) 대구시의원은 지난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25일과 26일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일어난 일들과 관련해 제3자에게 고소를 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과 26일은 대구시의회에서 임시회가 열린 날이다. 25일 임시회에서는 코로나19 긴급재난자금을 총선 이후에 지급하겠다는 대구시의 방침을 묻는 이진련 의원의 발언이 끝나기 전 권영진 시장이 회의장을 나가면서 이 의원과 미래통합당 소속 전경원(수성 3선거구) 의원의 언쟁이 벌어졌다. 26일에는 권영진 시장과 이 의원이 긴급생계자금 신속 지원을 촉구하면서 언쟁이 붙었고, 이 과정에서 권 시장이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의원에 대한 고소는 27일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두 고소를 제기한 사람은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들리는 말로는 고소인의 거주지가 대구가 아니라고 하는데,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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